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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진실한 삶

애(哀)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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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치의 실현은 반드시 종교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간이 스스로 그 길을 찾을 수도 있다. 휴머니즘을 토대로 인간성을 탐색하면서 맞이하는 죽음은 결국 인간의 힘으로 넘어서야 하는 장벽이다. 그 장벽이 너무 크기에 인간은 절망하고 그 절망을 정신적으로 넘어서는 순간, 인간은 승리한다. 이러한 드라마는 삶의 비극성을 극대화시켜 보여줌으로써, 삶과 죽음의 연접 속에서 삶을 영위해야 하는 인간의 역설적 사태를 똑똑히 주시하게 한다. 요컨대 누구든 인간은 미래의 죽음과 이접한 삶을 살 수 없다. 미래의 죽음은 내게 던져진 영원한 숙제이며, 그것은 기호학적으로 /비밀/의 의소를 갖는 것이지만, 그것이 현재의 나에게 의미가 됨으로써, 그 비밀을 벗겨내고 마침내 현재의 /진실/에 이르게 한다. 죽음이 서사 안에 존재할 때 그것은 늘 끄트머리를 장식한다. 그러나 서사는 1차적인 사건의 연결만이 아니라, 거기에 인식론적 함의가 덧붙여진 것이다. 죽음이 주인공에게 인식될 때, 그것은 과거나 미래의 사건으로 받아들인다. 과거의 사건이 타자의 죽음이라면 미래의 사건은 자신의 죽음이다. 이 모든 것은 현재로부터 출발하여 구성되는 인식론적 서사이다. 과거와 단절된 현재 혹은 미래와 단절된 현재에서 죽음은 그저 있었고 또 있을 것이지만, 현재의 나와는 무관한 것으로 남아있음으로써 /비밀/의 의소를 갖는다. 그러나 현재의 관점에서 분명히 내게 기억되고 기획되는 죽음의 엄연한 인식론적 사실마저 비밀의 상태에 놓아두고, 과거 및 미래와 완전히 단절된 삶을 꿈꾼다면, 그것은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는 것을 굳이 나타내려 하는 /거짓/의 의소를 갖게 될 것이다. 현세주의, 허무주의, 쾌락주의와 같은 것은 모두 이러한 의소를 토대로 생성되는 삶의 태도이다. 이러한 거짓을 진실로 변형시키는 것은 타자의 죽음이든 자신의 죽음이든 그것을 현재화함으로써, 그것을 내게 의미 있는 사건으로 만드는 일이다. 그래야만 삶과 죽음이 연접된 가장 진실한 삶의 모습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송효섭, <설움을 넘어 슬픔으로-죽음에 대한 기호학적 스케치>, <<우리시대의 슬픔>>,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128-129쪽.  
정명중 외저, <<우리시대의 슬픔>>, 감성총서 7,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7권]우리시대의 슬픔, 128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