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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시 혹은 탈신화화

애(哀)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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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신화를 발생시키는 기원의 역할을 한다. 신화를 뮈토스와 로고스 간의 상호작용이라 할 때, 바로 이 상호작용을 극단화시키는 것은 인간의 이성을 넘어서 제어되지 않는 정념이라 할 수 있다. 죽음은 누구도 스스로 경험하지 않고 오로지 타자를 통해 경험하는 것이기에, 또 그것은 어느 날 예측할 수 없는 인간과 인간의 이접사태를 야기하는 것이기에, 그것에 대한 정념은 그 무엇보다도 강렬할 수밖에 없다. 강렬한 정념은 뮈토스와 로고스를 더욱 강렬하게 극단화시키기 때문에 더욱 강렬한 신화를 생성시킨다. 죽음이 로고스로 해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은 수많은 뮈토스를 생산한다. 내가 죽음을 경험할 수 없다는 사실이 죽음을 나로부터 이접시키고, 그로 인해 그것에 대한 신비한 이야기들이 만들어진다. 죽음은 과거 누군가의 죽음이면서 또한 미래의 나를 포함한 누군가의 죽음이기에, 그것을 현재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과거는 장엄한 서사시가 되고, 미래는 종말론적 교의가 된다. 죽음은 서사에 편입된 사건이지만, 단순한 행위로서의 사건이 아니라 인지의 대상으로서 양태주체에 의해 창조된 사건이다. 죽음이 엄연한 사실이면서 또한 현재와 단절된 과거 혹은 미래에 존재한다는 모순에서 신화는 비롯된다. 죽음을 똑바로 응시하는 순간, 그 신화는 뮈토스에서 로고스로 전환할 계기를 맞는다. 뜨거운 죽음의 형이상학이 탈신화화를 통해 차가운 로고스로 형상화되는 과정은 이 세상 모든 죽음의 담론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된다. 
 
송효섭, <설움을 넘어 슬픔으로-죽음에 대한 기호학적 스케치>, <<우리시대의 슬픔>>,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120-121쪽.  
정명중 외저, <<우리시대의 슬픔>>, 감성총서 7,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7권]우리시대의 슬픔, 120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