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DB에서 검색하고자 하는 내용을 입력하고 를 클릭하십시요.


   모멸감 속의 고독

애(哀)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내용보기

결국 피의 대가로 쟁취한 민주주의는 노골적인 조소거리가 돼버렸다. 바야흐로 우리는 혁명 속의 고독이 아니라 치욕과 모멸감 속의 고독을 살아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과연 그런 고독 속에서 우리는 희망의 실마리를 끄집어낼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비관적이게도 당분간 우리는 환멸과 냉소의 뫼비우스 띠에 갇힌 채 불안을 일용할 양식으로 삼아 삶(이런 게 정당한 의미의 삶인지는 의문이지만!)을 견뎌내야 할 것처럼 보인다. “여기 들어오는 너희는 모든 희망을 버려라.”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한국 사회의 정신과 구조에 짙게 드리운 슬픔의 그림자가 무언가 다른 것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슬픔의 자질이랄까 그 성격에 어떤 근본적인 변화의 징후가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곧 치유되지 않은 역사적 슬픔이 미증유의 경제적 빈곤 그리고 그것이 낳은 좌절감과 버무려지면서,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것으로 변환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 사회에 내재한 슬픔이 원한과 증오와 같은 반동적인 에너지로 전환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것은 분명 위험 신호임에 틀림없다.  
 
정명중, <저항은 과연 가능한가>, <<우리 시대의 슬픔>>,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263쪽.  
정명중 외저, <<우리 시대의 슬픔>>, 감성총서 7,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7권]우리시대의 슬픔, 263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