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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살해와 자유 죽음

애(哀)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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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현상을 유발하는 개인의 심리적 차원과 사회적 영향과의 관계는 좀 더 내밀하게 살펴보아야겠지만, 이러한 자살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관점이 적용된다. 첫째는 자기 살해의 관점이고, 둘째는 자유 죽음의 관점이다. 자기 살해의 관점에서 자살을 보는 것은 주로 종교적 관점, 특히 기독교적 관점이 주류를 이룬다. 이 관점에서 자살은 생명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극단적인 자기 폭력이자 범죄행위로 취급한다. 왜냐하면 하느님에 의해서 창조된 생명을 인간이 좌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하니 인간이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중단하는 것은 신에 대한 도전이라고 본다. 그러나 자유 죽음의 관점에서 자살을 보는 경우는 죽음을 인간의 의지적 선택이란 점에서 긍정한다. 알베르 카뮈는 이렇게 말한다. “참으로 위대한 철학의 문제는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자살이다. 인생을 괴로워하며 살 값어치가 있나, 없나 하는 판단을 하는 것, 이것이 철학의 기본적인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다.” 자살에 대한 카뮈의 입장은 일견 자살을 긍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입장은 삶의 실존적 결단의 책임자는 바로 이성적인 나에 있다는 인식처럼 보인다. 서양철학의 주류 입장에서는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고 만물 가운데 유일하게 자기의 판단에 의해 생과 사를 선택할 수 있다고 파악한다. 그래서 한 때, 자살은 철학적 죽음으로 미화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카뮈가 옹호하고 있는 것은 자살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에 있다. 카뮈의 자살이 철학적 의미를 갖는 것은 그러한 죽음의 한 양식이 실존의 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실존은 삶의 의미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인간은 애초에 유한한 생명을 갖고 태어나 죽음을 향해 가는 존재이다. 그러한 죽음의 방식에 대해서는 자기 살해나 자유 죽음을 말할 수 있지만, 정답은 있을 수 없다. 관건은 인간의 생물학적 생명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셸리 케이건은 <<죽음이란 무엇인가>>에서 자살을 ‘죽음의 선택’인가 아니면 ‘삶의 포기’인가라는 두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는 자살은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지만 비도덕적인 행동이라고 규정한다. 
 
김경호, <자살 권하는 사회>, <<우리 시대의 슬픔>>,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253-254쪽.  
정명중 외저, <<우리 시대의 슬픔>>, 감성총서 7,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7권]우리시대의 슬픔, 253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