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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죽음으로서의 자살 읽기

애(哀)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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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사회적 관계 속에서 파악할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이 가능하게 한 것은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에 의해서이다. 뒤르켐은 근대적 산업구조로 변모하는 1800년대의 프랑스 사회의 지표를 조사하다 자살률 증가를 주목한다. 그는 자살률을 관심 있게 살펴보다 이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여 1897년에 <<자살론>>을 저술한다. 그는 <<자살론>>에서 자살이란 피해자 자신이 일어나게 될 결과를 알고 피해자 자신에 의해서 행해지는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의 결과로서,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발생 하는 모든 죽음의 사례들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뒤르켐은 자살이 비록 당사자 자신에 의해서 발생하는 죽음이지만 그 죽음은 단지 개인별적 현상이 아니라 사회와 연관되어 있는 사회적 현상이며, 자살의 원인도 사회적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그는 자살현상에는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다양한 조건이 결부되어 있지만, 자살은 무엇보다 사회적 힘에 의해 영향 받는다는 점을 자신의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제기한다. 뒤르켐은 19세기 말 당시 프랑스 자살 통계를 분석하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한다. 그것은 자살이 경제 상황이 갑자기 좋아져서 나라가 부자가 될 때나, 또는 갑자기 가난하게 될 때, 급격히 증가한다는 것이다. 즉 그러한 상황에서는 기존의 도덕적 규범이 붕괴되며, 그러할 때 사람들은 자살을 결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전부터 믿고 의지했던 규범들이 무너질 때 방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뒤르켐은 ‘사회적 통합도’와 ‘사회적 규제’에 따라 자살을 세 가지로 유형화한다. 첫째, 이기적 자살이다. 개인이 과도하게 개인화의 경향을 보이면서 사회에 통합되지 못하거나 결속력이 느슨해질 때 발생하는 사례이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외로움과 고독감으로 인해 자살하는 경우이다. 둘째, 이타적 자살이다. 사회가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보다는 의무감을 강조하거나 지나치게 집단화될 때 발생하는 사례이다. 타인을 대신하는 희생이나 사회적 책무에 따른 과중한 부담 혹은 자살 특공대와 같은 경우이다. 셋째, 아노미적 자살이다. 뒤르켐이 주목한 자살 현상이 바로 이 세 번째 사례이다. 행위를 규제하는 사회 공통의 가치나 도덕적 규범이 상실된 혼돈 상태를 의미하는 ‘아노미’라는 신조어를 사용하여 뒤르켐은 자살이 기존의 가치관의 붕괴나 사회적 규범이 파괴될 때 일어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외에도 자살률이 가장 낮은 숙명론적 자살도 한 유형이다. 자살에 대한 뒤르켐의 실증적 연구는 통속적 수준의 이해를 넘어서 오늘날의 우리의 현실에서도 시사 하는 바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실증적 연구의 한계를 비판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자살을 ‘증오나 공격성이 내면으로 투사된 형태’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프로이트의 경우, 자살은 “어떤 대상에 대한 적의를 자기 자신에게 돌리는 행위, 즉 일종의 전이된 살인”이라고 규정하고, 해리 스택 설리번은 타인에 대한 증오와 원한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자살을 한다고 파악한다. 또 다른 관점으로는 칼 메닝거의 경우, ‘성적 강박의 폭력적 형태’로 자살이 나타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김경호, <자살 권하는 사회>, <<우리 시대의 슬픔>>,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251-253쪽.  
정명중 외저, <<우리 시대의 슬픔>>, 감성총서 7,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7권]우리시대의 슬픔, 251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