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옥의 <어여쁜 나의 젖가슴>은 시리즈로 제작된 것으로 잘려나간 가슴을 부여안고 고통과 슬픔에 눈물 흘리는 모습을 테라코타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광주민중항쟁 당시에는 “무참히 살해당한 소녀의 젖가슴이 도려내졌더라.”는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어린 소녀의 죽음은 그 자체로서도 슬프지만 젖가슴으로 상징되는 여성이 남성인 포악한 진압군에 의해 유린당했다는 사실로서 슬픔은 배가된다. 배경설명이 없으면 마치 꿈꾸는 소녀를 빚은 것 같아 보이기도 하는 이 작품은 그럼에도 무고한 어린 소녀의 참혹한 죽음을 통해 권력의 잔혹함을 고발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이 몸으로 체험한 80년 5월의 현장을 형상화 하면서 살아남은 자로서의 죄책감을 다독이고, 작품으로 유가족과 시민들과 공감하며 그날의 아픔을 견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