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민중항쟁으로 죽은 임산부의 고통과 이를 보는 대중의 슬픔을 그린 작품이다. 부른 배를 움켜쥐고 죽은 임산부의 모습을 통해 80년 5월 당시의 참상을 고발하고 있다. 한 손에 연꽃을 들고 드러누운 임산부의 힘없이 떨군 얼굴은 땅바닥을 향해 있고 젖혀진 저고리 밑으로는 젖가슴이 삐져나와 있다. 배경의 산만큼이나 부른 배에 희게 처리된 부분에는 미처 태어나지 못한 태아가 있을 것이다. 무자비하게 저질러졌던 죽임의 잔혹성을 그는 강렬하고 거친 필치로 항변하고 있다. 연꽃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원하는 듯 그의 한 손에 들려져 있는 고운 꽃 한 송이는 이러한 비극성을 더욱더 극대화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