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의 <어머니>는 자식의 죽음을 뻔히 알면서도 보내야하는 안타까운 이별의 순간을 묘사한 작품이다. 조기가 게양된 80년 5월 도청 앞에서의 아들과 어머니의 안타까운 이별장면이다. 시민군에 참여한 총을 맨 아들과 그를 붙잡고 애원하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키가 아들의 가슴 정도밖에 안 되는 가녀린 어머니는 다가오는 앞날을 예감한 듯 눈을 질끈 감고 아들의 옷자락을 부여잡고 놓질 못한다. 아들은 그런 어머니가 안타깝지만 뒤에서 치솟는 불길은 아들의 발길을 재촉한다. 늙은 어머니는 등은 굽어있고 두려움에 떨리듯 옷 주름 선도 끊어질 듯 이어지게 표현되어있다. 이들 주변은 가는 선을 반복적으로 그어 아들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에 이별을 두려워하는 어머니의 불안한 심정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