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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를 기다리는 동안

애(哀)
부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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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주, <너를 기다리는 동안>, 1990년, 종이에 수묵담채, 134×72cm, 개인. 
김경주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은 행방불명된 가족을 둔 어머니가 누군가를 기다리며 문 밖을 바라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노모는 문을 열고 상체를 반쯤 내밀어 노안을 잔뜩 찌뿌리면서 먼 곳을 바라보고 서있다. 오늘도 멀리서 누군가 오는 듯한 발소리에 놀라 문을 활짝 열고 오랜 침묵으로 어둠속을 바라본다. 기다리는 대상은 어쩌면 새벽에 일 나간 아들 며느리 혹은 도시로 공부하러 간 손자 손녀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저 저물녘에도 아직 돌아오지 않은 가족을 기다리는 것만은 아닐 것이라는 것은 그녀 얼굴에 진 깊은 주름과 문설주에 어려 있는 핏빛 기억이 암시해준다. 기다림의 초조하고 간절한 마음은 같은 해 발표된 황지우의 동명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에 담긴 기다림의 절실함과도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어머니는 살아 돌아오리라는 기대를 놓지 못하고 고통과 슬픔을 견디며 살아간다.  
『화창한 날의 상처』, 전라도닷컴, 2002. 
이선옥, 류시현, 「오월미술속의 이별의 슬픔」, 『호남문화연구』51집, 20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