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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애(哀)
부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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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인왕제색도>, 1751년(71세), 지본수묵, 79.2x138.2cm, 리움박물관 
조선 후기의 진경산수화가 겸재 정선(鄭敾, 1676~1759)의 대작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는 ‘인왕제색’이라는 제목 그대로 인왕산에 큰 비가 온 뒤 막 갠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을 그린 1751년 윤 5월 하순에 정선의 평생지기인 사천 이병연(李秉淵, 1671~1751)이 세상을 떠났고, 이 그림은 그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담아 그린 것이라고 정선 연구가인 간송미술관 최완수 소장은 유추하였다. 사천 이병연과 겸재 정선은 인왕산이 마주 보이는 백악산 기슭에 이웃해 살면서 5살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그림과 시를 주고받으며 평생을 교유하였다. 시와 그림으로 한 목소리를 내었던 두 사람이었기에 이병연을 위해 흘린 정선의 눈물로 <인왕제색도>를 해석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그 또한 노년인 정선은 북받쳐 오르는 설움을 온 힘을 다해 붓에 실었다. 붓을 뉘어 죽죽 내리 그은 거대한 암봉과 바위 사이에 세차게 쏟아지는 세 개의 작은 폭포, 그리고 하단에 가득한 비안개는 윤 5월 하순 한 여름 인왕산의 슬픔을 오롯이 전해준다.  
『산수화 하』 한국의 미 12, 중앙일보사, 1982, 도판 14. 
정명중 외, 『우리시대의 슬픔』, 전남대학교출판부,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