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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야민-멜랑콜리

애(哀)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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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고리는 자신에게 가장 고유한 것으로서 속했던 것, 곧 비밀스러운 특권적 지식, 죽은 사물의 영역을 지배했던 자의성, 짐짓 믿어온 희망 없는 상태의 무한성 모두를 잃고 만다. 이 모든 것은 단 한 번의 반전과 함께 흩어져버린다. 이 반전 속에서 알레고리적 침참은 객관적인 것의 마지막 환영을 떨쳐내야만 하고 전적으로 자기자신에 의지한 채 이제 더 이상 지상의 사물세계에서 유희적으로가 아니라 하늘 아래에서 진지하게 자신을 재발견한다. 이것이 바로 멜랑콜리적 침잠의 본질이다. 다시 말해 멜랑콜리적 침잠이 그 속에서 타락한 것을 가장 온전하게 확보했다고 믿는 그 마지막 대상들은 알레고리들로 급변하며, 그 결과 이 알레고리들은 자신을 재현하는 토대인 무를 충족시키면서 그 무를 부인하게 된다. 그것은 마치 의도가 마지막 순간에 해골들을 목도하는 일에 충실하게 머무르지 않고 부활을 향해 불충스럽게 도약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벤야민에게 멜랑콜리는 알레고리적인 것에서 나타난다. 상징이 초월적이고 보편적인 것의 기호인 반면, 알레고리는 어떤 문자나 형상을 하나의 의미로 고착시키지 않고, 무의미한 것, 혹은 다른 의미로 변하게 한다. 멜랑콜리는 덧없음을 자각하는 감정이다.  
벤야민, 최성만, 김유동 옮김, {독일비애극의 원천}, 한길사, 2009년, 34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