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란 일종의 불쾌한 우울감인데, 뇌의 인상이 마음에 속하는 것으로서 마음에 보여주는 악한 것 또는 결함에서 마음이 받는 불쾌감은 이 우울감에서 나온다. 그 외에 지적인 슬픔도 있다. 이것은 정념은 아니지만, 정념을 수반하지 않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 지적인 기쁨이나 슬픔이 정념으로서의 기쁨이나 슬픔을 자극할 경우, 이 두 정념이 일어나는 이유는 명백하다. 즉 어떤 선한 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기쁨은 일어나고, 어떤 악한 것을 가졌거나 어떤 선한 것이 결핍되어 있다는 생각에서 슬픔이 일어난다는 것은 이들 정념의 정의로서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원인이 되는 선한 것과 악한 것을 위에서처럼 명확히 알지 못하면서도 슬프거나 기쁘게 느끼는 일이 이따금 있다. 이것은 그 선한 것과 악한 것이 마음의 매개 없이 뇌에 인상을 주는 경우인데, 이것은 선한 것, 악한 것이 몸에만 속하는 데 기인하며, 때로는 설혹 마음에 속하더라도 마음이 그것을 선한 것과 악한 것이 아니라 어떤 다른 모양으로 그것을 생각하는데도 그 모양이 주는 인상이 뇌 속에서 선악의 인상과 결합되어 있다는 데 기인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