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달용의 <광주의 혼>은 5ㆍ18광주민중항쟁 때 희생된 주검들을 그렸다. 강렬한 흑백대비와 함께 번짐의 수묵처리로 붉은 핏줄기를 더해 주제의식을 강하게 드러내었다. 언론에도 공개된 바 있었던 1980년 5월에 산화한 무명 열사들의 사진을 바탕으로 그린 것이다. 네 인물의 얼굴을 좌우대칭으로 배치하고 중앙에 피가 쏟아지는 듯 붉은 선 한 줄기를 그려 처참했던 당시 현장을 상기시켰다. 주검의 흐트러진 머리칼은 수묵의 번짐 효과를 이용해 표현하였고 부패해가는 시신의 느낌 또한 먹과 누르스름한 안료의 번짐으로 살려내었다. 오월항쟁의 참상을 직설적으로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