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시마 치란의 특공평화회관 앞에 세워진 <아리랑의 비>이다. 아시아-태평양 전쟁 당시 특공사한 11명의 조선인 특공대원을 기리는 비이다. 비에는 “아리랑 노래소리도 멀리 어머니의 나라를 그리워하며 진 벚꽃, 벚꽃”이라고 새겨져 있다. 일본을 위해 싸우다 죽은 식민지 청년의 죽음을 애도하는 정조는 비탄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또한 일종의 로맨티시즘이기도 하다. 일본인들이 건립한 이 비는 한국인 유족들의 동의 없이 세워진 비이다. 더구나 비 건립 이전에 “보답 없는 전쟁에 끌려나가 희생된~”이라는 문구를 새겨달라는 한국 유족들의 요구를 거절한 다음, 소수의 일본인들이 독자적으로 세운 비라는 점에서 그 애도는 엉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