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일생은 자기 일신을 위해서나 또는 사회를 위해서나 실로 의미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줄을 세인(世人)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농민에게 대해서는 슬프고, 아픈 일이외다. 기자도 이로 생기는 반성에 몸이 떨리고 마음이 아파 애닯은 눈물을 스스로 흘리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들의 이 비애는 원한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ㅡ 얼마나 냉정한 사회입니까. 아ㅡ 얼마나 횡포스러운 유산자들입니까. 그네들이나 우리 농민이나 다 같이 사람인 이상에 어찌하여 같이 존(存)하지 못하며, 같이 영(榮)하지 못합니까. 우리 농민은 이와 같은 현 사회의 무리한 인습과, 횡포(橫暴)한 제도에 언제든지 맹종할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