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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부 제문[祭伯父文]

애(哀)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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嗚呼慟哉。伯父其尙知小子之來耶。小子自髫齔以前。未甞一日離伯父膝下。自旣冠以後。亦未甞踰數月而不在側。雖旬朔之間。莾蒼之適。伯父必爲之戀戀不置。及其歸拜床前。又未甞不爲之啓齒而笑。拊頂而喜。唯恐其復去。孰謂其三歲離違。千里來奔。而聲容謦咳。漠然不可以復承耶。嗚呼天乎。此何人斯。頃歲之冬。祖道東郭。謂前路之匪遐。指後期之有時。曾不知千古之訣。在於斯日。忩忩一拜。奄隔終天。此小子之罪也。冬期于春。春期于秋。世故多絆。行車屢尼。雖悵微誠之莫展。尙云來日之可竢。遂令再朞之間。坐貽畢世之恨。此又小子之罪也。今玆之秋。返自西邑。纔抱愆和之憂。旋聞勿藥之喜。回慼爲矧。欲行旋留。荏苒拘掣。奄及于此。此又小子之罪也。嗚呼慟矣。此生此恨。將何時而可忘耶。入境而若將有聞。入門而若將有覩。升堂褰帷而穹壤茫茫。惟有膓摧胸塞。失聲長號而已。使小子之行。稍在於旬日之前。則猶可以少慰無涯之慟。而今竟至此。此皆小子之罪也。尙何言哉。尙誰恨哉。疇昔之夜。夢寐告㐫。而小子不之悟。秋初之書。辭旨悽楚。大異平昔。小子執書怵惕。心爲之不怡者良久。而亦昧然不之悟。是雖小子之愚迷。誠以上天祐善。吉人宜壽。而宿昔頤養之力。邇來康彊之節。又必享期頤無疑也。夫孰知世運錯盩。常理舛迕。而天道人事。俱有所不可恃者耶。嗚呼天乎。此何人斯。靈辰不可以久淹。它鄕不可以久留。輀車夙戒。卽路有期。江湖舊墅。吾伯父平日之所樂也。 
아아, 애통하옵니다. 큰아버님은 그래도 소자가 온 것을 알고 계십니까? 소자는 7-8세 이전부터 일찍이 하루도 큰아버님의 곁을 떠난 적이 없었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또한 몇 개월 이상 그 곁을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비록 열흘 정도일지라도 교외로 나가면 큰아버님께서는 반드시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으시다가, 집으로 돌아와 침상 앞에서 절을 올리면 입을 벌리시어 활짝 웃지 않은 적이 없으셨고, 이마를 어루만지며 기뻐하시고는 다시 떠나 갈까봐 걱정하셨습니다. 누가 3년 동안 헤어졌다가 천리를 분주히 달려와서 음성과 모습을 뵙고자 하는데도 까마득히 다시 뵐 수 없다고 이른단 말입니까? 아아, 하늘이여.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란 말입니까?
몇 해 전 겨울, 동곽(東廓)에서 송별연을 열었을 적에 ‘다녀올 길이 그리 멀지 않다’ 여기고 훗날에 만날 때가 있기를 손꼽아 기다렸거늘, 일찍이 영원한 결별이 이 날일 줄을 알지 못했습니다. 바삐 떠나느라 한 번 절한 뒤로 문득 영원히 결별하였으니, 이것은 소자의 죄입니다....
장례일에 오래 머물러 있을 수가 없고 타향에 오래 머물러 있을 수는 없어, 상여를 아침 일찍 명하여 약속이나 있는 듯 곧장 길을 떠나니, 강호의 옛 들판은 우리 큰아버님께서 평소 즐기시던 곳입니다.
-조선 후기의 문신인 홍석주(洪奭周, 1774-1842)가 큰아버지 홍의모(洪義謨)의 부음을 듣고 상례에 참석하여 망자를 추모하는 슬픔을 제문에 표현하였다. 
홍석주(洪奭周), {연천선생문집(淵泉先生文集)}권23, [제백부문(祭伯父文)] 
신해진 편역, {떠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의 미학- 애제문}, 보고사,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