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라! 저의 선친은 형제 세 분 가운데 맏이셨습니다. 덕길이 미처 이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에, 선친께서는 자식들을 남겨두고 돌아가셨습니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둘째 아버님께서 어루만지며 길러주시고, 돌아보며 가르쳐주신 은혜에 힘입어 진실로 오늘날까지 살아 있습니다. 둘째 아버님께서는 친자식처럼 사랑해주셨고, 덕길은 친아버지처럼 받들었습니다....
그 누가, 이제부터 우리는 쓸쓸히 외통이 신세이거늘 의지하지 않아도 된다 했단 말입니까? 덕길은 못나고 어리석음이 형편없어 하늘을 거슬러서 하늘이 우리 집에 재앙을 내려 갑자기 이처럼 닥친 거이니, 우리는 또 어찌 하늘을 원망하겠습니까? 그리하여 도리어 스스로를 탓할 뿐입니다. 아아, 슬픕니다. -조선 후기의 학자인 황덕길(黃德吉, 1750-1827)이 친아버지처럼 따르던 작은아버지 황도곤(黃道坤)의 부음에 망자를 추모하는 슬픔을 제문에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