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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부 성균관생원공 제문[祭季父成均生員公文]

애(哀)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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嗚呼。小子不肖無狀。獲罪于天。未二十而失慈父。又未十年而再喪耦。今年三十有三矣。而未有一子。孟子論窮民者四。其屬乎男子者三。而小子實備有之。恤恤乎遑遑乎。無復有人世之意矣。獨其所自慰而爲生者。以有吾伯父及公耳。有疑則質。有事則禀。以所以事吾父者事之。庶幾擩染敎詔。得免於倀倀。而此身之孑孑者。亦有所依賴而得以全活。不幸伯父奄以盛年棄世。則此心如癡。萬事灰冷。而耿耿一念。常不離乎公之左右。依仰之誠。戀慕之情。實倍蓰于前矣。每自以爲如小子風樹終天之慕。不於公焉寓之。于何焉寓。如小子一生窮阨之命。不於公焉依之。于何焉依。早晩移家。朝夕陪歡。以終餘年者。實小子所蓄積而經營。豈意小子之志未及成。而一朝无妄之疾。遽貽千古之遺恨耶。悠悠蒼天。胡忍爲此。今春小子奉母西歸。僦屋于舊居之南。而又將移奉季母於不遠之地。以圖其昕夕來往。若可續數十年前團圓之樂。而遂小子所經營者。而畢竟所見者公之筵几耳。所聞者季母若淑妹寃號之聲耳。有疑而于何焉質。有事而于何焉禀。入焉而淚無乾時。出焉而心如槁木。所謂團圓。不過疚其心而益其悲爾。嗚呼。自今以後。永無依賴之所。而無復可以自慰而爲生者矣。世固有窮民者。豈復有如小子之寃且酷者哉。悠悠蒼天。曷其有極。嗟乎。小子之心已朽矣。膓已蝕矣。其幾何不從公以死也。惟是未死之前。事季母如吾母。撫淑妹如吾妹。以慰公長逝之魂。而毋負吾平日愛仰之誠而已。嗟乎悲夫。嗚呼。疑天疑鬼。已成悼死之常談。而若公禀賦之完健。氣度之端重。而壽未滿於五十。若公文詞之瞻敏。札翰之精工。而名未成於一第。而至若公仁厚之德。寬大之量。宜其受佑於天。而身後凄凉。無一子以爲嗣。則所謂福善之理。乖舛盡矣。輿儓婦孺。莫不咨嗟太息。以致其悼惜之意。况小子輩安得不拊心失聲叫天而呼鬼耶。嗚呼寃哉。嗚呼寃哉。公之後事。固當在於小子之羣弟。而亦當議立於三年之內。以主其喪矣。但今所指擬者。弱齡抱病。實無支保之望。故慈母之意不忍便許。而欲徐徐議之。此亦人情之所不免。而雖公之心。亦豈異哉。此小子輩所以黽勉奉承而委曲區處者也。公於冥冥之中。庶幾有以鑑此微誠而不以爲罪矣。嗚呼。公之葬也。小子以親病不得赴。迄不得以一字告訣。今則初期已迫。衰麻將除。始欲收召神魂。控此哀情。 
오호라! 소자는 못나고 어리석어 형편없었는지라 하늘로부터 죄를 얻어 20세가 되기도 전에 인자한 부친이 돌아가셨고, 또 10년도 되지 않아서 다시 아내가 죽었으며, 올해 나이가 33세입니다. 그리고 자식 하나도 없사오니, 맹자가 말한 천하에 의지할 데 없는 궁민(窮民)의 네 가지 가운데 남자와 관련된 세 가지를 소자는 진실로 다 갖추고 있으니, 근심 걱정을 하다가 어찌할 바를 몰라서 세상일에 다시는 뜻을 두지 않았습니다.... 불행히도 큰아버님께서는 갑자기 한창 나이에 세상을 떠나시니, 제 마음은 천치마낭 만사에 의욕이 없었지만 마음에 간직한 오직 한 가지 생각은 항상 막내아버님의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하여 의지하고 우러러 뵙는 정성과 간절히 그리워하는 마음이 실로 이전보다도 몇 곱절은 더 커졌습니다.... 얼마 있지 않아 집을 옮기게 되면 아침저녁으로 모시고 기쁨을 함께 나누며 여생을 마치고자 한 것은 실로 소자가 평소 생각하여 계획한 것인데, 어찌 소자의 계획이 미처 이루어지지도 않았는데 하루아침에 예기치 않던 병으로 갑자기 천고에 길이 남을 한을 끼치신단 말입니까? 아득하고 아득한 푸른 하늘이여, 어찌 차마 이 같은 일을 하십니까?...
오호라! 막내아버님의 장례에 소자가 어머님 병환 때문에 갈 수가 없어서 마침내 부득이 글로 영결을 고하나이다. 지금 벌써 소상(小祥)이 닥쳐서 상복을 벗으려는 때에 비로소 정신을 수습하여 이 슬픈 마음을 고합니다.
-조선 후기의 율곡학파의 대표적인 학자이인 임성주(任聖周, 1711-1788)가 부친처럼 의지하면서 함께 모시고 살려고 했던 막내아버지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장례에도 참석하지 못하고는 슬픈 심정을 제문에 담고 있다. 
임성주(任聖周), {녹문선생문집(鹿門先生文集)}권23, [제계부성균생원공문(祭季父成均生員公文)] 
신해진 편역, {떠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의 미학- 애제문}, 보고사,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