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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제문[祭外舅文]

애(哀)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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嗚呼哀哉。恭惟我公。禀天實德。邁俗高行。壇宇坦夷。操履堅勁。言行一致。表裏交正。不脩邊幅。自歸磨鋥。人仰其德。家化其政。孝友兼至。本乎天性。親愛孟訓。錫類詩詠。服膺勿失。不媿往聖。幽光潛發。鄕擧名姓。聲利若凂。澹泊無競。西湖之隅。寔惟佳境。山巾野服。婆娑游沫。乾初蠱上。此理永靖。薄夫斯敦。懦者起敬。嗟余小子。早歲委娉。自慙玉潤。公實氷鏡。如卵以翼。不斥而屛。無言之敎。心自戒警。忠信篤敬。矢心欽景。今焉已矣。萬事雲逬。善從何觀。業從何請。小子命舛。中嬰奇病。留滯甥舘。自乙至丙。煦濡撫摩。骨肉恩傡。銘感次骨。每懷耿耿。自寓廣陵。道里紆敻。旣難造謁。又罕伻偵。別多會少。憂心怲怲。家庭乘暇。歲一來省。春堂晝寂。秋房夜靜。忘形托懷。期許太盛。顧此賤質。恐難究竟。常瞻德容。神氣脩整。窃期遐籌。老彭與幷。何意一疾。遽爾爲眚。遄承訃書。眞夢疑瞠。西望長慟。膓摧涕鯁。天未悔禍。穎婦不幸。德門荐罹。理實難評。福以善應。不差化柄。燦燦珠樹。裕後餘慶。瞻彼稷阡。式公所命。不離先兆。孝思愈炳。自喪及襄。病未躬騁。慙負幽明。心如溺穽。今來哭拜。風露凄冷。撫念疇昔。悲思塡哽。 
아아, 슬픕니다. 삼가 생각건대, 장인어른은 타고난 진실한 덕성과 세속을 뛰어넘은 고매한 행실을 지니시어 근본이 탄탄하고 몸가짐이 의젓하셨습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여 안과 밖이 서로 바르셨으며, 겉치레를 하지 않으시고 자신을 오로지 갈고 닦으셨습니다.... 아 소자가 어린 나이에 장가를 들어 스스로 사위되기에 부끄러워했습니다만 장인어른은 얼음처럼 맑고 깨끗하셨습니다. 알을 품에 안듯이 하셨지 배척하여 물리치지 않으셨고, 말없는 가르침을 주시니 마음이 저절로 주의하고 깨우쳤습니다. 진실하고 믿음성이 있는 말씀과 돈독하고 경건한 행실은 마음에 맹세하며 우러러 사모했거늘, 이제는 그마저도 끝이 났으니 만사가 구름처럼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초상을 당하여 장례지낼 때까지 병이 들어 몸소 달려오지 못했으니, 살아서의 정분을 죽은 뒤에 저버린 것 같아 부끄러워서 마음이 마치 우물에 빠진 듯합니다. 이제 와서 곡을 하고 절을 하자니 바람과 이슬이 차갑습니다. 그 옛날을 생각하노라면 슬픈 마음에 목이 맵니다.
-조선 후기의 학자인 안정복(安鼎福, 1712-1791)이 어린나이에 장가들었음에도 인자한 가르침을 주신 장인 성순(成純)의 죽음을 애도하며 슬픔과 한탄을 제문에 표현하였다.
장인 성순의 사랑을 받았던 저자는 병으로 인해 장인의 영결식에도 참석하지 못하였는데, 그러한 죄스러움과 한탄에서 비롯한 슬픔을 드러내고 있다. 
안정복(安鼎福), {순암선생유고(順菴先生遺稿)}권20, [제외구문(祭外舅文)] 
신해진 편역, {떠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의 미학- 애제문}, 보고사,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