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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할머니 숙인 김씨 제문[祭外祖母淑人金氏文]

애(哀)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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維歲次甲戌二月朔日。外孫安東金昌協。謹以淸酌庶羞之奠。哭祭于外祖母淑人慶州金氏之靈曰。昔我外氏。喪威洊集。十數年間。風驟雨急。時惟祖母。備嘗百恤。送往撫存。涕淚爲日。無有隕爽。以究于壽。夫何能爾。貞德之有。如玉不磷。如石難鍥。如松如柏。莫之凋敝。其德則然。其壽如之。乘除晩泰。亦數之宜。孝子善養。備物致愼。雖則怡愉。尙嚴義訓。砥礪警飭。凜然高識。何事詩書。繄自性得。肅焉北堂。黃髮無愆。八袠以終。人或疑天。豈曰無憾。猶有百歲。往余小子。鬼神降戾。血泣窮山。三年違逖。豈不欲往。未敢以戚。晩乃趨侍。亦止一再。聞疾而奔。棺則已蓋。一慟永已。胸摧肝蝕。疾病乘之。又曠喪側。永念平生。慈愛之鍾。百不報一。罪死難容。惟此深恨。與其至哀。何以告之。敬奠一杯。 
갑술년1694 2월 초하루에 외손자 안동 김창협은 삼가 맑은 술과 여러 가지 음식을 갖추어 외할머니 숙인 경주김씨의 영전에 곡하고 제사를 올립니다.
... 지난날 소자는 귀신이 재앙을 내려서 피눈물을 흘리며 깊은 산속에서 3년 세월을 멀리 묻혀 있었사옵니다. 어찌 가고 싶지 않았겠사옵니까만 감히 근심과 걱정을 끼쳐드릴 수 가 없어서였사온데, 늙으신 연후에야 달려가 모셨던 것도 한두 번에 불과하였습니다. 병환 소식을 듣고 달려오니 이미 관이 덮어져 있었습니다. 한 번 통곡하고 나면 영영 그만일 터라 가슴이 막히고 애간장이 녹았건만, 병이 틈을 타고 더하여 빈소를 지키지 못하고 비웠사옵니다. 생각건대, 외할머님은 평생 사랑을 쏟아주셨건만, 백에 하나도 보답하지 못했으니, 그 죄는 죽어도 용서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깊은 한스러움과 함께 지극히 슬퍼함을 어떻게 고해야 하겠사옵니까? 삼가 한 잔의 술을 올리나이다.
-조선 후기의 문신인 김창협이 외할머니를 그리며서 망자를 추모하는 슬픔을 제문에 표현하였다. 
김창협(金昌協), {농암집(農巖集)}권29, [제외조모숙인김씨문(祭外祖母淑人金氏文)] 
신해진 편역, {떠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의 미학- 애제문}, 보고사,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