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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주받은 낙인 빨갱이

애(哀)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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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는 저주 받은 낙인이었다. 1980년 신군부의 권력 장악에 저항하여 일어난 광주민중항쟁은 빨갱이들의 조종으로 일어난 폭동이며 김대중과 호남인은 빨갱이로 매도되기도 했다. 저주 받은 낙인은 중요한 시기마다 정치적 이슈로 떠올라 손오공의 여의봉처럼 신통방통한 효력을 발휘하곤 했다. 1997년 대선 정국에서 김대중에 의한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점쳐지자 김대중은 또다시 빨갱이로 치부되었다. 이른바 10월 말에 터진 부부 간첩 사건, 이어진 오익제 편지 사건 등이 그것이다. 비록 한국 시민사회의 성숙과 적절한 대응으로 약발이 통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김대중은 빨갱이라는 낙인이 지워졌는가? 안타깝게도 답은 ‘NO’다. 적어도 일부 언론과 보수 인사들에게 김대중은 여전히 빨갱이다. 그의 방북과 6ㆍ15 선언 그리고 대북 지원에 대한 차가운 시선과 질타가 그 증좌이다.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은 빨갱이는 세계적 행사나 국가적 경사에도 등장한다는 점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붉은 옷을 입은 응원 열기가 온 나라를 휩쓸었다. 열기에 힘입어 한국은 월드컵 4강이라는 신화를 이룩하였을 뿐만 아니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한국인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주었다. 비록 일부 인사의 언급이지만,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우리는 붉은 악마의 조종을 받았다. 그 때 온 국민이 다 입고 다닌 붉은 옷에는 ‘Be the reds’ 즉, ‘빨갱이가 되자’라는 말이 씌어져 있었다. 그 때 우리가 불러들인 빨갱이들이 지금 온 나라를 휘젓고 다니고 있다.”고 개탄해마지 않는다.(강인철, <<한국의 개신교와 반공주의>>) 최근 한국사회에 빨갱이 대신 ‘종북’이란 말이 곧잘 등장한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종북이란, “주체사상과 같은 북한의 체제를 흠모하고 그에 따름. 혹은 그러한 태도”라고 정의한다. 곧 북한 정권을 무조건 추종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현재 북한 정권은 부자세습을 넘어 3대를 세습하는 그야말로 현대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전제 왕조라고 비판받고 있다. 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국민들은 굶주리고 헐벗은 북한의 실상을 화면을 통해 수시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사회에 대한민국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고 북한 정권을 추종하는 세력이 과연 몇이나 될까? 사전적 의미대로의 종북 세력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따라서 종북과 북한의 동포를 동정하는 인도주의 정신과는 구별해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사회에 종북이란 단어가 인도주의와 구별 없이 사용되곤 한다. 이렇듯 분단과 전쟁은 모두의 가슴에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우리는 이제 그 상처를 없앨 것이 아니라 상처 난 구멍을 메워야 한다. 가장 중요한 이로 우리는 먼저 과거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끊임없이 반성해야 한다. 곧 자기 성찰이 필요한 것이다.  
 
김창규, <분단과 전쟁의 상흔>, <<우리시대의 슬픔>>,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68-70쪽.  
정명중 외저, <<우리시대의 슬픔>>, 감성총서 7,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7권]우리시대의 슬픔, 68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