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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제간의 싸움 한국전쟁

애(哀)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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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서로 다른 이념과 에너지의 충돌은 결국 또 다른 비극을 잉태하기 마련이다. 좌우의 갈등과 대립은 곧 어떤 재앙이 일어날 것 같은 불길한 조짐이었다. 1950년 마침내 전쟁이 터졌다. 전쟁으로 인한 인적 물적 피해는 상상할 수 없거니와, 집단학살, 양민학살 등이 ‘적’과 그리고 ‘우리들’에 의해서 자행되었다. “적이냐 내편이냐.” 오직 하나의 선택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음이었다. 흔히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들 하나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자만할 수 없는 특성도 갖고 있다. 인류의 역사에서 빈번히 일어난 전쟁은 이점을 설명해 준다. 전쟁이 일어나면 인간은 특정 상황에서 자기 이웃들을 더 이상 인간이 아닌 단지 말하는 동물들로 간주해버린다. 그리고는 모든 것을 파괴한다. 사람은 말할 것도 없겠거니와, 심지어 생태계마저도 파괴해 버린다. 이로써 보면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말하기가 궁색해 진다. 전쟁이 끝나면 야만이 물러나고 세상이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나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누구라도 단 하루만 전쟁을 겪게 된다면, 그 사람은 그 순간 인간이 아닌 다른 어떤 것으로 바뀌게 된다. 더군다나 전쟁은 오랜 동안 아니면 영원히 치유할 수 없는 파괴와 상처를 남긴다. 더 슬픈 것은 이 상처가 오늘날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할 문제이자 동시에 회피하고 싶은 문제라는 점이다. 한국 전쟁 직후 남한에서는 보도연맹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이 있었다. 경남 거창과 충북 영동의 노근리 등 여러 곳에서 주민들이 적으로 몰려 죽임을 당했다. 후퇴하는 북한군도 대전 등지에서 많은 사람을 죽였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죽여야만 했고, 그러면서 남과 북 사이에 씻을 수 없는 적대감이 쌓여만 갔다. 한국전쟁은 무엇보다도 동족상잔이라는 슬픔을 남겼다. 이 전쟁은 민족 또는 국가와 이데올로기를 둘러싼 전쟁만은 아니었다. 한국전쟁은 남과 북의 형제 사이, 이웃 사이, 부자 사이의 동족상잔이었다. 때문에 한국전쟁의 트라우마는 깊고 아직까지도 그 상흔이 남아 지워지지 않고 있다.  
 
김창규, <분단과 전쟁의 상흔>, <<우리시대의 슬픔>>,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60-61쪽.  
정명중 외저, <<우리시대의 슬픔>>, 감성총서 7,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7권]우리시대의 슬픔, 60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