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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

애(哀)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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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집회 참가자의 주장과 요구는 항상 일관된다. 20세기 전반기 중일전쟁, 태평양전쟁을 일으켰던 과거 일본의 역사에 관해 “일본정부는 영토분쟁을 심화하고 헌법개헌을 시도하는 등 또다시 동아시아에 전쟁의 위협을 가하는 행보를 계속하며 역사를 역행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군위안부 문제에 관해서는 “일본 정부는 세계에 유례없는 인권 유린의 역사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외면 말고 사죄와 법적 배상, 재발 방지를 위한 올바른 교육을 이행하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과 요구는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 어쨌든 현재진행형이다. 1992년 1월 8일부터 시작된 수요집회가 천 회가 넘게 열리고 있다. 1930년대 말부터 1945년 해방될 때까지 있었던 일이 왜 50년 가까이 지난 1992년부터 수요집회란 방식을 통해 드러나게 되었을까? 이들에 대한 역사적 명명이 어렵듯이, 감추어진 역사 속에서 이들을 불러내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일본으로부터 해방이 되었지만, 한동안 군위안부의 진상은 밝혀지지 않고 묻혀버렸다. 군위안부 문제가 오랜 기간 망각 혹은 침묵되었던 이유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기 때문이다. 최용순(가명)은 “지금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내 신분을 모르거든. 현재 사는 동네가 두렵지. 이 아파트에서 말들이 많더라고. 부녀회니 뭐니 해서, 경로당에서도, 나이가 많으니까 오라구 그러는데도 이렇다 저렇다 그런 소리가 듣기 싫어. 그래서 잘 안 나가고.”(증언자료집, <<그 말을 어디다 다 할꼬>>) 여성의 순결을 중시하던 가부장제적인 정조개념과 도덕관이 지배하던 사회분위기가 주된 원인이었다. 피해자 여성들은 “남자라면 쳐다보기도 싫어” 결혼을 하지 않거나, 행여나 누가 알아볼까 이리저리 떠돌며 살았다. 또한 민족공동체의 구성원을 지키지 못했다는 남성들의 고통, 굴욕감, 울분 등이 ‘침묵’에 한몫 했다. 무엇보다도 책임을 져야 할 일본 사회가 이를 숨겼다.  
 
류시현, <망각을 일깨우는 낮은 목소리>, <<우리시대의 슬픔>>,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39-40쪽.  
정명중 외저, <<우리시대의 슬픔>>, 감성총서 7,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7권]우리시대의 슬픔, 39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