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옛날에 거인이 배가 고파 헤매다가 우리나라의 남쪽 곡창지대에서 대접을 받아 배 부르게 밥을 먹었다. 오랫동안 굶다가 배가 부른 거인은 기뻐서 춤을 추었다. 그러나 거인이 어찌나 컸던지 그만 해를 가리게 되어 그늘 때문에 농사에 지장을 주고 말았다. 화가 난 사람들이 거인을 내쫓았다. 거인은 눈물을 흘리며 북쪽으로 갔다. 그러나 도중에 다시 배가 고파 오자, 돌, 나무 등을 먹었다. 이 때문에 거인이 배탈이 나서 먹었던 것을 토하거나 설사하였다.
거인이 토한 배설물은 백두산이 되었고, 흘린 눈물은 압록강과 두만강이 되었다. 또 설사가 나서 흘러 내린 것이 태백산맥을 이루었고, 대변의 한 덩어리가 튀어 제주도가 생겼으며, ‘휴’하고 한숨을 내쉬면서 만주벌판이 되었다.
또 거인은 자기를 대접해주었던 남쪽 사람들에게 은혜를 보답하려고 거름을 주려고 백두산에 올라 서서 오줌을 누었다. 그러나 이 오줌이 홍수가 되어 북쪽사람은 남쪽으로 밀려 내려오고, 남쪽사람은 떠내려가 살아 남은 몇 사람이 일본인의 시조가 되었다. 북쪽에서 떠내려온 사람 가운데 살아 남은 사람은 한국인의 시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