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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산천의 유래

애(哀)
긍정적 감성
구비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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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옛날에 거인이 배가 고파 헤매다가 우리나라의 남쪽 곡창지대에서 대접을 받아 배 부르게 밥을 먹었다. 오랫동안 굶다가 배가 부른 거인은 기뻐서 춤을 추었다. 그러나 거인이 어찌나 컸던지 그만 해를 가리게 되어 그늘 때문에 농사에 지장을 주고 말았다. 화가 난 사람들이 거인을 내쫓았다. 거인은 눈물을 흘리며 북쪽으로 갔다. 그러나 도중에 다시 배가 고파 오자, 돌, 나무 등을 먹었다. 이 때문에 거인이 배탈이 나서 먹었던 것을 토하거나 설사하였다.
거인이 토한 배설물은 백두산이 되었고, 흘린 눈물은 압록강과 두만강이 되었다. 또 설사가 나서 흘러 내린 것이 태백산맥을 이루었고, 대변의 한 덩어리가 튀어 제주도가 생겼으며, ‘휴’하고 한숨을 내쉬면서 만주벌판이 되었다.
또 거인은 자기를 대접해주었던 남쪽 사람들에게 은혜를 보답하려고 거름을 주려고 백두산에 올라 서서 오줌을 누었다. 그러나 이 오줌이 홍수가 되어 북쪽사람은 남쪽으로 밀려 내려오고, 남쪽사람은 떠내려가 살아 남은 몇 사람이 일본인의 시조가 되었다. 북쪽에서 떠내려온 사람 가운데 살아 남은 사람은 한국인의 시조가 되었다. 
신화시대에 거인이 배가 고파 남쪽 곡창지대에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거인이 너무 크기에 해를 가리자 그곳에서 쫓겨나 북쪽으로 이동하였다. 이동하면서 먹은 돌, 나무 등을 토하였다. 북쪽으로 간 거인은 그래도 자신에게 음식을 베풀어준 남쪽 사람들이 고마워 물을 주기 위해 오줌을 누었으나, 그 양이 방대하여 사람들이 몇 명만 남기고 모두 죽게 되었다. 북쪽사람은 남쪽으로 떠밀려서 한국인의 시조가 되고, 남쪽사람은 일본으로 떠밀려 일본인의 시조가 되었다는 내용이다. 어느 곳에도 안착하지 못하는 고통이 슬픔의 원인이 되고 있으나 최소한의 인정과 이에 화답하려는 거인의 노력에서 슬픔이 삭여지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지영, 『한국의 신화 이야기』, 도서출판 사군자, 2003, 184쪽. 
이지영, 『한국의 신화 이야기』, 도서출판 사군자,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