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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인에 대한 상사병

애(哀)
긍정적 감성
구비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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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가만 있어라. 누가 장갈 들었는데 내외 아주 정이 좋아. 내외 정이 좋구 그런데 처갓집이 못 살어. 처갓집이 아주 못 살아. 그런데 인제 여기서 전라도 하면 충청도가 신랑집이구 전라도가 처갓집인데. 그 사둔이 사둔네 집이 아주 가난하니께 딸네 집일 왔어. 딸네 집일 오는데, 입을 옷이 없어. 입을 옷이 없으니께 두루매길… 바지 저고리도 안 걸치고 두루매기만 입구서 말야. 그래 즈 딸네 집을 고생고생해서 찾아왔는데 그 메누린 착하구 효성이 지극한데 그래니깐 메누리 친정 아버지가 찾아온 거지. “아 사돈 오래간만일세.” 하구 찾구 같이 술을 하구 인제, 사둔하구 밤새 술을 먹구서, “아이 사둔 들어눠.” “가만 있어봐.” 아 들어누래도 안 들어눠. 그래 이건 도포 입는 사돈이니까 술 잔뜩 먹구, “아이 술 더 먹구 싶어.” 우짜구 그래두 알몸둥이니 두루매기를 벗을 수가 있어야지. 그래 사돈 잘 때만 바래구 있는 거지. 잘때만 바라구 있는데, [청중:자꾸 옷을 벗으라구 그래는구먼] 응 옷을 벗으라구 그래니 이거 뭐 두루매기 벗으면 바지 저고리가 없으니 어떡해야. 그래 인저, “사돈 몰러. 난 잘 테야.” 그래구서 자는데, 슬그머니 옷 벗구 자는데, 그게 아녀, 사돈이 옷이 좋으니께 고걸 홀랑 입고 내빼버렸네. 밤중에 내빼버렸네. 아 그러니 빨간뎅이로 있으니 나갈 수도 없구 메누리도 찾으니 어째. 아 그 시어머니가, “아 여보 사둔두… 쥔이 일찍 아니 일어나지 쥔이 뭐하느라고 나오도 않구 있소.” “가만 있어, 가만 있어.” 아 이 사돈 양반 어디 가…. “사돈 계신데 그래 늦게 자우.” 어짜구 그래. 나올 수가 있어야지 빨개둥이로. 아 그래니께 야중에 해가 한나절 되는데 하두 이상스러우니께 그 마누라가 문을 열구. “아뭇 소리 하지 말어. 메누린 듣게 하지 말어. 아이 내 옷꺼지 다 입구 갔이니 아이 뭐….” 그래구나니까 메누리가 어떻게 챙피하냐 말여. 재겨는 죽었다 말야, 메누리가 자결해가주구.
아 마누라가, 엉결병(상사병)이 들었네. 인제 첫 마누라가 죽었이니 말야, 그 소문이, 안 나는 소문이 났단 말야. 제 아버지가 그렇게 해서 저어 메누리 얼굴을 저렇게 했이니 말야. 그래니까 메누리가 할 수 없다구 말야. 그 시집두 다 착하구 그런데 말야. 게니까 죽어버렸어, 메누린. 아 내외 정두 좋구 살만한데…. 아 마누라 땜에 엉결병이 들었네. 거기서 병든 게야. 응 아들이 병든 게야.
아들이 병 들었이니 세상에 고칠 약이 없어. 아 멫달 가야 빼짝 말라 고챙일 트는디 거기에 아마 의원 다 불러댔었는지 몰러. 그래두 고치는 사람이 없어. 그런데 글 읽던 친구 하나가 ‘이거 내가 고치겠다’구 대답하구 가서, “너 왜 그렇게 병 들었니?” “사실 나 마누라 그려워 못 살겠다. 착한 마누라 죽었이니 말야. 자나깨나 그 생각이다. 그 생각이니께 마누라 땜에 결구 나두 죽어야 되겠다.” 이거야. “에이 그러면 돼. 정(經)을 읽구 주역(周易)을 해, 주역을 읽구 정을 읽어. 풀어주께.” 풀어준다고. 그래서 이제 그 집안식구, 그 아버지두, “우리 아들만 살려주게. 제발 살려주게. 자네가 살려줘.” “아 정을 아주 큰 정을 읽어야겠어요”
정을 인제 차려놓고 큰 정을 읽는데, 삼일정을 하던지 사일정을 하던지 해서 많이 인저 귀신을 불러디리는 거여. 불러디렸는데 다 인저 신장을 불러놓구 야중에 인저 마누랄 불러드린거여. 그런데 인저, “보지마, 보지 마. 보지 말구 저기 인제 엎드려서 네 마누라가 인제 올 테니까 그 때 얼굴을 보지 말구서 어디 가 숨어 있어.” 그랬거던. 그래두 얼굴을 보고 싶어서 여물가에 어디에 보지 말라는 걸 쬐금 이렇게 쳐다봤단 말야. 여물가에서 쳐다보니께.
아 밤중에 이거 벨안간 공중에, 신장을 보내서 인제 불러디리는데 애개개개 하구 불러디리는데 문 앞에서 신장이 투디려, 아 나쁜 년이라구 막 투디려 패는데 유혈이 낭자하구 이년 갖다 저 굴레지녀버린다구(가두어 버린다) 병에다 넣서 지랄빴는데 어떻게 몸이 아픈지 병이 악화가 됐네, 제기럴. 병이 악화가 됐단 말야.
병이 악화가 돼서, 아 인제 한 삼년 있다가, 날 테지 하구 뒀더니 아 이 놈이 더 죽게 됐네. 경 읽구 나서 났으려니 하구, 즈 마누라 떼 보낸 거 아녀. 지옥으로 떼버렸는데, 한 삼년 있다 이놈이 나서 완구한 인간이 됐으려니 하구 한 삼년 있다 또 와보니께 아 더 말르구 더 죽게 됐어. “아, 이놈아 너 왜 그러니?” 그러니께. “예 이놈아 아주 못 잊겄다. 이제선 못 잊겠으니 말여. 못 잊겠어서 그래서 더하다.” 그래니 이거 안 됐거던. “너 말야. 또 느 마누랄 볼 테냐?” 그러니까, “하 봐야지. 보먼 인제 죽어. 보먼 죽어.” “느 마누라 그 때 내 갖다 지옥에다 넜지. 느 마누라 얼굴 좀 뵈주께 잘 사나 얼굴 뵈주께.” “참말여?” “응 가만히 앉었어.” 게, 이 사람이 주문을 오이구선, 예전엔 주문을 오이면 뵈는 게 있었던 모양이지. 주문을 오이군 한참 아주 정 읽듯이 하구선, “너의 마누라하구 손만 붙잡다간 넌 죽어 임마. 그레게 가만 있으라.”고. 그래구선 주문을 한참 외우구선 이놈이 인제 혼을 빼구 주문을 오이구 있으니께 이놈이 혼자 가는 기야. 그 즈 마누라 병에다 넣서 묻은 델 가는 기야. 그 인제 그 굴에다(구렁에다).
예전엔 굴에다 넣서 왜 저 굴에다 묻쟎어. 가본께 아주 저기 마누라가 거기 있단 말여. 그래더니 마누라가, “여보! 여보!”하구 손을 내민단 말여. “임마 손 붙잡으면 죽는 기여.” 전연 모르고 손을 꽉 붙잡었단 말여. 마누라 손을 붙잡었단 말여. 가만히 생각하니깐 손 붙잡으면 죽는다는 생각이 들으니께 아 이거 안되겠다구 뗀다 말여. 뗄라니 떼져? 때구 붙잡으니까. “에이 이놈의 자식, 정신 차리라.”구. 한 대 후려 때리니까 그 때부텀은 떨어지더래야. 죽는대니까 두 번째루 붙잡힘 죽는대니까 안 붙잡힐라구 뻔둥뻔둥 하더래는군 그랴. [조사자:그럼 첨에는 마누라 죽은 귀신이 붙어서 병이 났었던 모양이죠?]
상상이지, 상상. 너머 맘이 약해가지구. 처량하구 나무라가 불쌍하구 인간이라는게 정신이…, 안식구래두 고생 고생했는데 잘못은 없는데 마누라가 이렇게 죽은 데 대해선 그 맘이 약해서 뇌심을 해서 그 뇌심병이고, 고담엔 인저 마누라를, 예전엔 왕신이니 잡귀니 해서 떼서 인저 골에다 묻었는데 그 또 너무나 불쌍해서 또 병이 더 났단 말여. 
정이 좋은 내외가 있는데, 하루는 부인의 친정아버지가 놀러왔다. 사돈끼리 술을 먹으면서 하룻밤을 같이 잤는데, 가난한 친정아버지가 몰래 사돈의 옷가지를 훔쳐 달아났다. 이를 안 며느리는 창피하여 자결하였다. 남편은 부인을 그리워하며 상사병에 걸렸다.
죽은 부인이 그리워 남편이 상사병에 걸렸다. 백약이 무효하던 중, 경을 읽는 친구가 부인을 불러내 남편에게서 떨어지도록 한 후 지옥으로 보냈다. 그래도 남편의 병이 호전되지 않기에 다시 부인을 불러냈었다. 친구의 도움으로 부인을 혼령을 본 남편은 부인 손을 잡으려고 한다. 하지만 친구는 남편에게 부인과 손을 잡으면 죽는다고 충고하였다. 그 말에 남편은 부인 손을 잡지 못하고 살려고 발버둥쳐서 목숨을 보전하게 되었다.
부인을 잃은 상실감이 슬픔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남편은 비탄의 심경을 극심한 그리움과 만남의 실천을 통해 해소하고 있다. 
서대석, 『한국구비문학대계』 4-3, 충청남도 아산군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2, 615-619쪽.  
서대석, 『한국구비문학대계』 4-3, 충청남도 아산군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