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 역사화인 《민족해방운동사》 11폭 가운데 <갑오농민전쟁> 부분이다. 1894년(갑오)에 고부에서 일어난 농민전쟁을 그린 것으로 근대 민족운동사를 연 갑오농민전쟁이 지닌 반봉건 반외세 싸움의 성격을 장렬한 대서사시로 펼쳐냈다. 이 그림은 그 중 푸른 전립을 입은 관리들이 창을 들이대며 농민들을 위협하고 항거하는 농민들을 창으로 찔러 죽이는 모습을 그린 부분이다. 놀란 농민들은 피하면서도 쌀가마니를 뺏기지 않으려 안고 있다. 이들 관군을 향해 ‘輔國安民’의 깃발을 든 농민들이 달려드는 모습을 그렸다. 관군을 앞세운 고부군수 조병갑의 수탈이 분노의 도화선이 되었지만, 그 배경에는 조선을 놓고 각축을 벌였던 일본과 미국 등 열강세력에 대한 분노가 깔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