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DB에서 검색하고자 하는 내용을 입력하고 를 클릭하십시요.


   무속의 혹세무민에 대한 분노

노(怒)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내용보기

昔者巫咸神且奇, 競懷椒糈相決疑. 自從上天繼者誰? 距今漠漠千百朞. 肦․彭․眞․禮․抵․謝․羅, 靈山路夐又難追. 沅․湘之間亦信鬼, 荒淫譎詭尤可嗤. 海東此風未掃除, 女則爲覡男爲巫. 自言至神降我軀, 而我聞此笑且吁! 如非穴中千歲鼠, 當是林下九尾狐. 東家之巫衆所惑, 面皺鬢班年五十. 士女如雲屐滿戶, 磨肩出門騈頭入. 喉中細語如鳥聲, ○○無緖緩復急. 千言萬語幸一中, 駭女癡男敬益奉. 酸甘淡酒自飽복, 起躍騰身頭觸棟. 椽木爲龕僅五尺, 信口自道天帝釋. 釋皇本在六天上, 肯入汝屋處荒僻? 丹靑滿壁畵神像, 七元九曜以標額. 星官本在九霄中, 安能從女居汝壁? 死生禍福妄自推, 其能試吾橫氣機? 聚窮四方男女食, 奪盡天下夫婦衣. 我有利劍凜如水, 幾回欲往還復止. 只因三尺法在耳, 豈爲其神能我祟? 東家之巫年迫暮, 朝夕且死那能久? 我今所念豈此爾? 意欲盡逐滌民宇. 君不見昔時鄴縣令, 河沉大巫, 使絶河伯娶! 又不見今時咸尙書, 坐掃巫鬼, 不使暫接虎! 此翁逝後又寢興, 醜鬼老貍爭復聚. 敢賀朝廷有石畵, 議逐群巫辭切直. 署名抗牘各自言, 此豈臣利誠國益. 聰明天子可其奏, 朝末及暮如掃迹. 爾曹若謂吾術神, 變化怳惚應無垠. 有聲何不鐍人聽, 有形何不緘人聽? 章丹陳朱猶謂幻, 況復爾曹難隱身? 携徒挈黨遠移徙, 小臣爲國誠自喜. 日游帝城便淸淨, 瓦鼓喧聲無我耳. 自念爲臣儻如此, 誅流配貶固其理. 我今幸是忘且晦, 得接王京無我駭. 凡百士子書諸紳, 行身愼勿近淫怪! 
옛날 무함(巫咸)은 신기해서 호초와 서(糈)를 가지고 점을 쳤었다. 그가 하늘로 올라간 뒤에 그를 계승한 자가 누구인가, 천백년이 지나도록 막연할 뿐이다. 분(肦), 팽(彭), 진(眞), 예(禮), 저(抵), 사(謝), 나(羅) 등 모든 무당들도 영산이 워낙 먼 곳이라 또한 따라가기 어려웠다. 원수(沅水)와 상수(湘水) 사이에도 귀신을 믿어 허황되고 협작하는 꼴이 더욱 가소롭구나.
우리나라에도 이런 풍조가 없어지질 않아 여자는 무당, 남자는 박수라고 한다. 스스로 말하기를 제 몸에 신이 내렸다고 하나 나는 이 말을 듣고 웃으면서 또한 한탄하였다. 이것이 굴속의 천년 묵은 쥐가 아니라면 반드시 숲밑의 꼬리 아홉 달린 여우일 것이다. 동쪽 집의 무당도 사람들을 현혹케 하는데 얼굴엔 주름살, 머리털은 반백에 나이는 50이라.
남자와 여자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어 문 앞엔 신발이 가득하고, 어깨를 부대끼며 문을 나오고 머리를 맞대고 들어가누나. 목구멍 안의 가느다란 말은 새소리만 같은데, 중얼중얼 두서없고 늦추었다 빨랐다 하는구나. 천만 마디 말 중에 행여나 한 마디가 들어맞으면, 어리석은 남녀들은 공경하고 더욱 받든다. 시금털털한 막걸리에 저절로 배가 불러, 일어나 뛰며 몸을 솟구치어 머리로 대들보를 받는다.
서까래만으로 얽은 신당은 다섯자 가량의 낮은 집인데, 제멋대로 천제석님이라고 자칭하고 있다. 제석님은 본래 육천 위에 계시는데, 어찌 누추한 너의 집에 계실쏘냐. 벽에는 울긋불긋 신상을 그려놓고, 칠원성군과 구요성은 액자에 그려 붙였다. 성관은 본시 구천위에 있는 것이어늘, 어찌 너를 따라 벽에 거처하랴.
사생화복을 허망하게도 함부로 예언하니, 제 어찌 나의 앞일을 알아낼 수 있으랴. 각처 남녀들의 먹을 것을 모조리 긁어모으고, 천하부부들의 입을 것을 모두 빼앗는구나. 나는 서릿발같은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몇 번이나 가려고 하다가는 다시 중지하였다. 그는 다만 법法이 있기 때문일 뿐, 그의 신이 나를 해칠까 두려워서였겠느냐.
동쪽 집의 무당은 나이 늙어서, 머지않아 죽을 터인데 어찌 오래 있게 되랴마는, 내가 지금 바라는 것은 이것뿐이 아니라, 이런 부류들을 모두 쫓아버리고 민가를 깨끗이 하려는 것이다.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옛날 업현현령은, 큰 무당을 황하에 집어넣어 하백에게 딸 바치는 풍속을 제거하였다. 또 보지 못하는가, 지금의 함상서는, 앉아서 무당 귀신을 숙청하여 범(山神)과 접근치 못하게 하였다.
이 분이 죽은 후에 무당들은 또다시 일어나서, 추한 귀신과 늙은 살쾡이 같은 것들이 다시 다투어 모여든다. 다행히도 조정에서 큰 계획을 세워, 무당들을 구축하자는 논의 강경하다. 각기 건의하여 의견을 제출하니, 이는 신하의 이익을 위함이 아니요 실로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이다. 현명하신 천자님께서는 그 건의를 승인하시어, 날이 저물기 전에 다 없앨 듯이 하였다.
너희들의 기술이 만일 신비하다고 한다면, 변화와 황홀함이 무궁할 것이다. 소리가 날 때에 어째서 남들이 못 듣게 하며, 형체가 있어도 남들이 보지 못하게 하는가. 울긋불긋한 것만 차려놓아도 조화를 부린다고 하는데, 하물며 너희들은 제 몸 숨기기가 어렵단 말인가.
너희 무리들을 거느리고 멀리 자리를 옮긴다면, 나는 나라를 위해 진정으로 기뻐하겠노라.
매일처럼 서울로 다닐 때에 환경이 깨끗해져서, 북소리와 동이를 두들기는 시끄러운 소리가 내 귀에 들리지 않으리라. 내가 생각건대 신하로서 이런 짓을 했다면, 죽음을 당하거나 귀양가는 것이 당연하였을 것이다.
내가 지금 다행히도 이를 잊고 고요해졌는데, 서울에 다시 와서 놀라게 하지 말아 다오. 모든 선비들은 이 이야기를 적어두고, 행신行身할 때에 부디 미신을 가까이하지 말아 다오.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권2, [고율시(古律詩)], ‘노무편(老巫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