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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사부 오야카타(根指部親方)가 지위를 회복하다.

노(怒)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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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네사부 오야카타(根指部親方)라는 사람이 살았다. 그가 사법관(司法官)으로 있을 때에, 류큐(琉球)에서 관할하는 오시마(大島)에서 모반을 꾀하였다. 서둘러 병사를 모아 진압해야만 했다. 왕이 명을 내려 네사부를 대장으로 삼아 대군을 이끌고 가서 오시마를 정벌토록 했다. 적은 병력으로는 대군을 대적할 수 없는 법이다. 오시마 사람들은 패하여 포로가 되었고 마침내 주살 당했다. 네사부는 큰 승리를 거두고 공을 세운 후 개선하여 왕께 고하였다.
그 후 오시마 사람들은 네사부가 오시마를 정벌할 때에 함부로 백성들을 죽인 일을 가지고 왕에게 고했다. 왕이 격노하며 말하기를 “오시마는 우리 영토의 변방에 속하는 곳이다. 정치적 교화가 아직 미치지 못한 속이기 때문에 죄가 있는 사람은 바로잡고, 죄가 없는 사람은 격려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변방 사람들을 다스리는 뜻이다. 너는 어찌 내 뜻을 어기고 사람들을 함부로 죽였느냐?”라고 힐문하였다. 결국 네사부는 문책을 당해 관직에서 쫓겨났다. 네사부가 왕에게 주청하기를 “제가 관직에서 쫓겨났지만 조금도 원망치 않겠습니다. 그저 바라옵건대 의관을 그대로 착용 할 수 있도록 해주옵소서.”라고 말했다. 다행히 그 청이 받아들여졌다.
앞으로 구니가미 군(國頭郡)으로 가서 은거하고자, 우라소에(浦添)의 반쇼(番所) 앞을 지날 때였다. 마침 조관(朝官) 한 사람이 그 반쇼 앞을 지나다가 우연히 마주쳤다. 조관이 네사부가 머리에 쓴 관을 보니 관의 앞뒤를 바꾸어 쓰고 있었다. 관원이 그 까닭을 물었다. 네사부가 “저는 일찍이 오시마를 정벌할 때에 함부로 백성들을 죽였습니다. 그 죄로 인해 숨어 살고자 멀리 떠나는 중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뼈대 있는 집안 출신으로, 일찍이 법사관에 임명되어 얼마간 봉록을 받아 부모처자를 부양하였습니다. 왕의 넓은 은혜를 어찌 다 갚을 수 있겠습니까? 이 때문에 제가 이처럼 관을 앞뒤 바꾸어 쓰고, 앞쪽이 왕성을 향하게 하여 늘 국왕을 받드는 뜻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조관은 그 말을 듣고 왕성으로 나아가 왕에게 고하였다. 왕이 그 말을 듣고 감동하여 네사부의 죄를 용서하였다. 명을 내려 구니가미의 슈리 오야코(首里大屋子)로 임명하고 자야스노 오야코(座安之大屋子)를 겸직하도록 했다.
지금 네사부의 무덤이 오기미 군(大宜味郡)과 구니가미 군의 경계에 있다. 지금까지도 그 자손들이 제례를 지낸다고 한다. 
네사부 오야카타(根指部親方)가 큰 승리를 거두고 공을 세운 후 개선하였으나 사람들이 네사부가 오시마를 정벌할 때에 함부로 백성들을 죽인 일을 가지고 왕에게 고하였다. 왕은 격노하여 그를 벌하였으나 네사부가 왕의 마음을 사로잡아 지위를 회복하였다. 
김용의 역 {유로설전}2010, 전남대학교출판부 
원저 鄭秉哲 외편{遺老說傳}1978, 角川書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