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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요가네마루(千代金丸) 신검(神劍)의 유래

노(怒)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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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쇼하시(尙巴志)가 몸소 병사를 이끌고 호쿠잔(北山)의 성을 에워싸고 공격하였다. 호쿠잔의 왕은 성곽이 견고하고 지세가 사방으로 험준한 것을 믿고서, 스스로 평랑문(平郞門)[즉 정문]을 지키고 모토부 오하라(本部大原)라는 장수로 하여금 경간문(慶間門)[즉 후문]을 지키게 하였다. 서로 협력하여 병사를 독려하니 방비가 아주 튼튼하였다. 쇼하시는 병사를 독촉하여 성을 공략하였다. 모든 병사들이 앞 다투어 공격한지가 여러 날이 지났지만 성은 여전히 함락되지 않았다.
그러자 쇼하시는 폐백(幣帛)과 금옥(金玉)을 가지고 몰래 오하라(大原)에게 뇌물을 주고 성문을 열어 항복하도록 회유하였다. 오하라는 몰래 그 뇌물을 받고서 호쿠잔의 왕에게 성을 나가 싸울 것을 권하였다. 호쿠잔의 왕은 몸소 정병(精兵)을 이끌고 평랑문으로 나가 크게 용력(勇力)을 떨치며 싸워 적군을 절반 이상 죽였다. 이 틈을 타 오하라는 내궁의 비빈(妃嬪)들에게 왕이 적군에게 살해당했다고 거짓으로 아뢰었다. 왕의 비빈들은 이 말을 듣고서 모두 목을 매고 죽었다.
호쿠잔의 왕은 오랫동안 혼전(混戰)이 이어져 힘이 다해 지친 나머지, 돌아와서 내궁으로 들어가 잠시 앉아 쉰 후에 다시 성을 나가 싸우고자 했다. 그런데 비빈들이 모두 죽고 궁성이 텅 빈 것을 보고 크게 놀라 격노했다. 고코쿠지(護國社) 앞으로 나가서 신석(神石)[신명을 가나햐부(嘉那比武)라 한다. 지금도 그 돌이 있는데 단단하고 청색이다. 크기는 오 척 정도이다. 십자(十字) 모양으로 갈라져 있다]을 향해 꾸짖으며 “그대는 호국신이다. 항상 신으로 섬겼는데 무슨 연유로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가? 지금 나라가 금시라도 망할 지경이다. 그대 혼자서만 살고자 하는가?”하고 소리쳤다. 그리고 허리에 차고 있던 칼[지요가네마루(千代金丸)라 부른다]을 뽑아 그 신석을 네 덩어리로 잘랐다. 이어서 그 칼을 들어 스스로 자결하고자 하였으나 신검(神劍)이 영험한지라 주인을 해치지 않았다. 즉 홀연히 둔검(鈍劍)으로 변하여 칼이 전혀 들지 않았다. 호쿠잔의 왕은 그 검을 시키마(志慶間) 계곡[성 뒤에 있다]에 던져버리고 다른 칼을 집어 들어 스스로 자결하였다.
그 후 지요가네마루[다른 이름은 데가네마루(手金丸)라 부른다]는 떠내려가서 오야도마리 촌(親泊村)의 동쪽에 있는 미즈하리(水漲) 계곡에 이르렀다. 이후에 계곡 안에는 밤마다 밝은 빛이 두우(斗牛) 사이를 비추어 큰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어도 결코 그 빛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헤야(伊平屋) 사람이 이를 보고 매우 이상케 여겨 일부러 바다를 건너와서 보았더니, 그저 물속에 검 하나가 있을 뿐이었다. 그 검을 건져보니 실로 보검이었다. 즉시 슈리(首里)로 가지고 가서 왕에게 헌상하였다. 지금 왕부(王府)에서 제일가는 보검이 바로 이것이다.  
지요가네마루(千代金丸) 신검(神劍)의 유래를 담은 설화이다. 호쿠잔의 왕이 비빈들이 모두 죽고 궁성이 텅 빈 것을 보고 크게 놀라 격노하다. 신을 향해 저주를 퍼붓다. 호쿠잔의 왕이 신검을 시키마(志慶間) 계곡에 던져버리고 다른 칼을 집어 들어 스스로 자결하다. 신검을 슈리(首里)로 가지고 가서 왕에게 헌상하다. 

김용의 역 {유로설전}2010, 전남대학교출판부
 
원저 鄭秉哲 외편{遺老說傳}1978, 角川書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