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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니쿠(兼久)가 아버지의 복수를 하다.

노(怒)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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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미야코야마(宮古山)에 형제 두 사람이 살았다. 형의 이름은 가가라 아지(加賀良按司)라 했다. 그는 일찍이 화살을 맞아 한쪽 눈을 다쳤다. 동생은 이름을 우라시마 오타테오토노(浦島大立大展)라 했다. 형제 모두가 성의 성주가 되었는데 두 성의 거리가 가까웠다.
하루는 동생 오타테오토노가 형인 가가라 아지를 초대하여 공손하게 성찬을 대접하였다. 그런데 마침 흥이 나서 서로 장난을 치다가, 동생이 형의 다친 눈 쪽을 향해서 음식을 권하였다. 형은 크게 격노하여 그 동생을 모살하고자 몰래 정원에 함정을 파두고서, 밤이 되어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가 급히 동생을 불렀다. 동생은 그 모략을 모른 채 허겁지겁 달려오다가 파놓은 함정에 빠져 죽었다.
동생에게는 아들이 한 명 있었는데 이름을 가니쿠(兼久)라 했다. 나이가 조금 들자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자 하였으나 어리고 혼자라서 그 뜻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저 큰아버지를 받들면서 통곡하며 때를 기다렸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가니쿠의 나이가 열 살이 되었다. 이 때 구리마지마(來間島)에 오호후리(大保普利)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마을사람들을 불러서 잔치를 벌였다. 가니쿠의 큰아버지도 또한 그 잔치에 참석하였다. 가니쿠는 큰아버지를 따라서 잔치가 열리는 섬으로 갔다. 잔치 도중에 큰아버지가 가니쿠에게 “네가 이 흥겨운 분위기를 살려서 노래를 지어 부르도록 해라.”하고 명하였다. 가니쿠는 큰아버지의 명에 따라서, 아버지의 복수를 의미하는 노래 한 곡[속칭 아야구(安也苦)라 부른다]을 큰 소리로 불렀다. 그러자 큰아버지는 그 노래 속에 원한이 담겨있음을 알아차리고 후환을 두려워하여 가니쿠를 모살할 생각을 하였다. 그 때 구리마(來間) 사람들이 잔치 모임에서 돌아가다 아래쪽에 이르자, 앞에서 그물을 치고 고기를 잡으면서 큰아버지가 와서 구경할 것을 청했다. 큰아버지는 크게 기뻐하였다. 왜냐하면 가니쿠로 하여금 바다에 들어가 고기를 잡도록 하여 그 틈에 가니쿠를 살해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가니쿠는 큰아버지가 자신을 죽이고자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바다 밑으로 십 간(間) 정도 잠수했다가 물 위로 다시 떠올랐다. 그리고 거짓으로 고하기를 “저 곳에 큰 구멍이 하나 있는데 대어(大魚)가 매우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너무 어리고 힘이 없어서 잡을 수가 없습니다. 청컨대 큰아버지께서 바다 속으로 친히 들어가 대어를 잡고 체면을 세우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였다. 큰아버지는 그 말을 믿고 서둘러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가니쿠는 큰아버지를 창으로 찔러 죽여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후세에 그 이름을 떨쳤다고 한다.  
가니쿠(兼久)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모멸감을 준 작은 아버지를 죽여 복수한 이야기이다. 
김용의 역 {유로설전}2010, 전남대학교출판부 
원저 鄭秉哲 외편{遺老說傳}1978, 角川書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