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미야코야마(宮古山) 이라부(伊良部)의 서쪽 마을에 도사(登佐)라는 사람이 살았다. 아내를 얻었는데 용모가 미려하고 지략이 매우 뛰어났다.
하루는 도사가 해변으로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바위 구멍을 발견하고서 그 안에 손을 집어넣어 오징어를 잡고자 하였다. 그런데 그 손이 바위에서 빠지지 않았다. 순식간에 바닷물이 밀려와서 빠져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 다행히도 가미야니야토쿠(神谷仁屋徳)가 바다에서 해변으로 돌아오다가 이 모습을 보았다. 그가 말하기를 “당신은 지금 빠져죽을 지경인데 만일 내 청을 들어준다면 당신 목숨을 구해주겠소.”라고 했다. 도사는 “당신이 내 목숨을 구해준다면 무슨 일이든 당신 뜻에 따라 보답하겠소.” 라고 대답했다. 가미야니야토쿠가 다시 말하기를 “네 아내를 나에게 양보하면 네 목숨을 구해주겠다.”라고 했다. 도사는 “지금 내가 죽을 지경인데 어쩔 도리가 없다. 그저 당신 말을 따를 수밖에.”라고 승낙했다. 가미야니야토쿠는 굳게 약속하고서 목숨을 구해주었다.
이후에 도사는 가미야니야토쿠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도사는 곧바로 그 아내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아내가 한번 웃고서 말하기를 “목숨을 구해 받은 은혜가 매우 큰데 어찌 약속을 어기겠습니까? 그렇지만 혼인이란 간단한 것이 아니니 반드시 길일을 택해서 혼례를 올리고자 합니다.”라고 하였다. 가미야니야토쿠도 그 말이 타당하다고 여겼다. 몇 달이 지나갔다.
하루는 아내가 신주(神酒)와 음식을 장만하고서 가미야니야토쿠를 집으로 초대하여 말하기를 “다른 사람의 아내를 취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닙니다. 그저 일시적인 쾌락일 뿐이지요. 약속을 어기는 것도 또한 좋은 일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단지 부부가 되기로 언약하고 부부가 되었다는 노래를 지어 멀리 사방으로 들려준다면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닐 것이오. 그러면 우리 부부도 변함없이 해로하고 천수를 다할 때까지 부부가 이별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가미야니야토쿠는 그 말에 따라서 노래를 지어 불러 멀리 사방에 퍼지게 하였다. 부부도 또한 해로하여 모두가 만족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