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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쌍한 어머니의 자식사랑

노(怒)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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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당한 여자는 아들 부부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런데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가 좋지 않아 며느리가 친정으로 가서 돌아오지 않는 일이 잦았다. 그 날은 며느리가 집에 틀어박혀서 누워 있던 날이었다. 낮 무렵에 갑자기 아들이 말하기를 “도무지 어머니를 살려둘 수 없다. 오늘은 기어이 죽여버리겠어.”라고 말하고선, 풀 베는 낫을 꺼내들고서 쓱쓱 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장난처럼 보이지는 않았으므로 어머니는 여러모로 아들을 달래면서 용서를 빌었지만 아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 며느리도 자리에서 일어나 울면서 간청을 했지만 듣는 기색이 없었다.
이윽고 어머니가 도망치려하자 아들은 앞뒤문을 모두 잠가버렸다. 어머니가 변소에 가고 싶다고 하자 아들은 변기를 집안으로 들여놓고 “여기다 볼일을 봐요”라고 말했다. 아들은 잘 갈아진 큰 낫을 손에 들고 어머니에게 다가섰다. 먼저 왼쪽 어깨를 겨냥해서 풀을 베듯이 휘둘렀으나 날이 화로 위쪽에 놓인 선반에 걸려서 제대로 벨 수 없었다. 그때 어머니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이 소리를 깊은 산속에서 버섯을 따고 있던 야노스케(弥之助)가 들었던 것이다. 다음에는 오른쪽 어깨를 낫으로 잘랐다. 어머니는 여전히 살아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놀라 달려와서 아들을 붙잡아 바로 경찰에 넘겼다. 경찰이 곤봉만 소지하고 있던 시대의 사건이다. 어머니는 피가 철철 흘러내리는 중에도 아들이 경찰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서는 “나는 아무런 원망도 않고 죽을 테니, 내 아들을 용서해 주시오.”라고 애원했다. 이 말을 듣고 감동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아들 손시로(孫四郞)는 끌려가는 도중에 경관에게 낫을 휘두르며 날뛰었으나 미친 사람으로 간주되어 방면(放免)을 받고 귀가하였다. 지금도 마을에서 살고 있다.
 
아들이 어머니와 아내의 갈등을 보고 상실감에서 화를 낸다. 이에 화가 난 아들은 어느 날 자신의 어머니를 가두고 낫으로 죽이고자 한다. 아들이 휘두른 낫에 어머니가 다친다. 이를 지켜보던 마을 사람들이 아들을 경찰에 넘긴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들을 사랑하는 지극한 마음에 경찰에게 못된 아들이지만 용서해달라고 빈다.  

김용의 외 역, 『일본의 민담』. 2002, 전남대학교출판부
 

원저 柳田國男 『日本の昔話』. 1983, 新潮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