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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이코의 주먹밥(大い子の握り飯)

노(怒)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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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오미(近江)지방에 있는 이시바시(石橋)라는 마을에, 오이코(大い子)라고 하는 매우 힘이 센 여자가 살았다고 합니다. 어느 해 가뭄에 심술 사나운 마을 사람들이 도랑을 막아서 오이코의 논에는 물을 보내지 말기로 했습니다. 오이코는 이를 가만히 지켜보다가 밤중에 몰래 가서 사방이 일곱 척이나 되는 커다란 바위를 들고 와서, 도랑의 한가운데에 놓아 물이 흐르지 못하도록 해버렸습니다. 마을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 이를 보고 깜짝 놀라 서둘러서 그 돌을 치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몇 명의 사람으로는 좀처럼 움직이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옮기려고 하면 근처 논이 전부 엉망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난처해진 마을 사람들은 오이코의 집으로 사죄하러 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제부터는 얼마든지 이 집 논에 물을 넣도록 하시고, 앞으로는 결코 심술을 부리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저 돌을 치워 주시오 하고 부탁했습니다. 오이코는 그렇다면 하고서 또 밤중에 몰래가서 그 큰 바위를 방해가 되지 않을 장소로 가져다 놓았다고 합니다. 그 바위는 오이코의 수구(水口) 바위라고 해서, 먼 훗날까지 이 마을에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이 오이코에게 못된 장난을 쳐서 큰 낭패를 본 사람에 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느 날 에치젠(越前)지방에서 사에키 우지나가(佐伯氏長)라고 하는 장사가 교토(京都)에 가려고 이 이시바시 마을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이 때에 젊고 아름다운 낭자가 머리에 물통을 얹고 강에서 돌아오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낭자가 괴력을 지닌 오이코라는 것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에, 뒤에서 다가가 통을 잡고 있는 손의 겨드랑이 밑을 간지럽게 하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여자는 잠시 웃더니 한쪽 손을 통에서 놓고, 사에키의 손끝을 겨드랑이 밑에 끼워버렸습니다. 사에키가 아무리 손을 빼려고 해도 뺄 수가 없었습니다. 사에키는 어쩔 수 없이 마침내 오이코의 집까지 끌려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오이코가 겨우 그 손을 풀어주고 "당신은 대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하고 물었습니다. 사에키는 "실은 에치젠지방에 사는 씨름꾼인데 조정에서 여는 스모세치에(相撲節會)에 부름을 받고, 이제부터 교토로 가는 길이오"하고 대답했습니다. 오이코는 "세상은 넓어서 아직 얼마나 강한 사람이 다른 지방에서 올라올지 알 수 없지요. 조금 더 저희 집에 머물면서 수련을 하고 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하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스모세치에까지는 아직 충분히 날짜가 있었기 때문에, 그 날부터 삼 주 동안 이 오이코의 집에서 수련을 쌓기로 했습니다. 오이코는 매일 밥을 되게 지어서 직접 주먹밥을 만들어 에치젠지방의 장사에게 먹였습니다. 처음 일 주일 동안은 아무리 해도 그 주먹밥을 씹을 수조차 없었습니다. 이 주째가 되자 겨우 주먹밥을 씹을 수는 있게 되고, 삼 주째가 되자 비로소 우적우적 마음대로 먹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내가 만든 주먹밥을 그 정도로 편하게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 어느 정도 괜찮을 것입니다. 빨리 채비를 차려서 떠나도록 하십시오"하고 말해 주어서, 사에키 우지나가는 크게 기뻐하며 교토에서 열린 스모세치에에 나갔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어느 해 가뭄에 심술 사나운 마을 사람들이 도랑을 막아서 오이코의 논에 물을 보내지 않기로 하다. 오이코는 밤중에 몰래 가서 사방이 일곱 척이나 되는 커다란 바위를 들고 와서, 도랑의 한가운데에 놓아 물이 흐르지 못하게 하였다. 이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마을 사람들은 뉘우치고, 오이코에게 사과를 하였고, 잘못을 뉘우친 마을 사람들을 용서하고 오이코는 바위를 치워주다. 

김용의 외 역, 『일본의 민담』. 2002, 전남대학교출판부
 

원저 柳田國男 『日本の昔話』. 1983, 新潮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