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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귀 때문에 참패한 신립

노(怒)
부정적 감성
구비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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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립이라는 사람이 이 권율 권판서의 사위거던. 권율 맡 사윈디-.
그 아주 권율이 관상을 잘봐. 그래서 신립이가 원제던지 대장노릇을 할 줄 알었어. 그래서 사위를 삼은 겐디, 그래서 아주 일급 대장재목이니께 그 사위를 항상 여간 사랑하들 안 해. [청중 : 그렇지.] 사랑을 허구-. 그래 인저 장인두 사위를 사랑허구 허니께 참 자기 부모 보담두 더 친절하게 따르구, 장인한테두. 자인두 친자식 보다두 더 사랑허구 이런단 말여.
그렇게 하다가 권율이 평양감사를 갔네. 평양감사를 갔는디, 그 자기 장인이 보구 싶어 견딜 수가 웂어. 그래 자기 장인을 보거 간기여 평양을.
평양을 가는디 그때야 보행이루 전부 걸어서 댕길 때니께 평양이 갈라믄은 평양이 오백 오십 리여 서울서. 그러니께 아무케도 한 닷새 엿새 걸리거든.
그래 한번 가다가 보니께 아! 해는 넘어가는디 인가가 읎어. 그래 인가를 찾을라구 가다가 보니께 집이 하나 있는데 큼직한 고루누각이 있는디 그 집을 찾어 들어가서 주인을 찾으니께 츠녀(처녀) 하나가 나와.
“어짠 손입니까?” 묻거든.
“그렁게 아니라 나는 질을 가다가 일모하구 황혼이 돼서 좀 하루 저녁 유해 가자구 찾았습니다.”
“아 들어오시라.” 구.
인제 방에 들어가 앉았으니께, 저녁을 해다 줘서 먹구 나니께, 상을 갖다 치우구 들어오더니 색씨가 하넌 말이,
“인간 자리라구 찾어 들어오셨으나 오늘 저녁이 여기서 주무시덜 못합니다. 다른 데 워디 가서 주무시겨.” 이러거든.
“아! 그게 무슨 소리냐?” 그. “이 사람 사는 집을 찾어 왔다가 예서 저녁까장 먹구 했는디 예서 못 잔다는 말이 무슨 말이냐?” 구. “좀 자구가야 겄다.”구.
“아! 그런게 아니라 여기서 주무시다가는 큰 환을 당합니다. 그러니께 못 주무십니다.”
“환은 무슨 환이냐.”구.
그 내력을 좀 얘기 하라는 겨. 그러니께,
“예, 저의 집이 한 이십 여 명 식군디-, 저녁마두 식구 하나 씩을 잡어 갑니다. 그래서 이저 밤중만 되먼 그저 식구 하나 씩을 잡아가구 잡아가구 해서 다 죽구 저 혼자 남았는디, 오늘 저녁이는 제 차례올씨다. 저를 잡아갈 틴디 놀래실 거 아닙니까? 예서 주무시다가…. 그러니께 다른데 가서 주무시는 게 좋을 거 같아서 하는 말씁입니다.”
“그럴 수가 어딨냐?”구. “걱정 말라.”구. “뭐 그런 일 가지구서는 내 의심 안 하니께 걱정 말라.”구. “자구 가야 겄다.”구.
“아! 정 그러시다면 할 수 읎다.”구. “주무시라구.”
아! 그래서 자게 됐어. 근디 이렇게 인저 죽을 처녀니께, 각 방 차릴 것두 읎이 아래 윗목이서 그냥 있는 겨. 그 서루 잠두 못 자지. 샥시는 그 날 저녁에 죽을 거니께 잠두 안 올거구 이 이는 워떻게서 사람을 잡어 가는 겐가? 그걸 좀 볼라구 잠을 안 자구 지켜 있는 겨. 그래 밤중쯤 되더니 배깥이 요란시러워.
그러더니 얼른 잡어 내라구 호령 소리가 난단 말여 배깥이서. 그렁게 한 놈이 문을 떡 여는디 보니께 몸뚱이가 깍짓동 같은 놈이 문을 열구 이렇게 디려다 본단 말여. 그러더니,
“아이쿠야 신립이 신대장 오셨구나.” 허구 문을 콱 닫구 나가거든.
“아 잡아 내라니께 안 잡아내구 나오느냐.” 구,
“아 뭐이가 왔길래 그러느냐.”구.
또 한 놈이 문을 여는데 그놈두 그렇게 엄청한 놈이 그눔두 보더니 문을 열구 보더니 콱 닫구 나가더니,
“어쿠 대장님 오셨다.”구 나간단 말여. 또 한 놈이
“늬덜 뭣때미 그러냐?”구.
‘내가 들어가 본다.’구, 아 문을 떡 열구 들어 서는데 보니께 대가리가 싯이구 몸딩이가 그 놈들 보다 더 엄청한 놈이 문을 열구 들어오더니 두 무릎을 꿇고 절을 너부죽이 하먼서 아이 대장님 오셨냐구 절을 한다 그거여. 그러니께 예서 호령을 했어.
“너이가 도무지 뭣이가 사가 된 물건들이걸래 와서 이러느냐?”구.
“예- 즤는 닭구신입니다.” 닭구신 이라는 겨 닭구신.
그 집이서 그전이 굿닭을 많이 쳤다는 겨. 닭구신인디, 굿안이서 전부 수 백 마리 수 천 마리가 죽었다는 게지. 그래서 그 분(憤)을 바람을 못허구 거풍을 못 허구 해서 그게 모두 원귀가 돼 가지구 그 포수를 하러 왔는디 오늘 저녁이 샥시만 잡어 가먼은 포수를 다 한다는 겨. 그러니께 그 샥시를 달라는 겨.
‘못 헌다’구. ‘늬들을 그 세상 바람을 쎄게 해 주구 늬를 거시기 할 테니께 빨리들 나가라’구. 그러니께 이눔들이 모두 나갔어. 그래 보니께 색씨는 벌써 죽었어 새파랗게 기함을 해서. 삭신을 전부 주물르구 이렇게 해서 깨난 뒤 인저 물을 갖다 멕이구 이렇게서 깨어 났어.
그래 날이 샜어. 그래 샥시보구 물은 겨. 어떻게 된 내력인가. 그 굿닭치던 장소가 워디냐구 물으니께, 같이 가 보자구. 그래 인저 거기 가서, 참 축문인가 뭘 써 가지구 가서 그 혼신들을 닭 혼신을 전부 불러서 인저 거시기 해서 원 풀구 가라는 그런 거시기를 져서 전부 제사를 지내 주구 그러카구 간다구 나시네. 그렇게 그 샥씨가 따라 나갈라구 같이 가자는 게거든.
“아녀. 나는 벌써 취처를 한 사람이니께 필요 읎다. 그렁게 나 혼자 간다.”
아 그저 가서 종노릇이라두 한다는 게거든. 따라가서. 아! 그것두 필요 읎다구 말여 내버 둬 버리구 가는 겨.
그러니께 이 새다리를 놓구 지붕 날맹이 올라가서 불르거든. 돌아다 보니께 잘 가라구. 안녕히 가시라구. 그라먼서 나는 여기서 죽는다는 겨. 아 죽어두 모른다구. 아 그 높은 지붕이서 떨어져서 타살이 나 죽어뻐려. 그러니 그 죽은거 뭐 가서 어떡할 수두 읎구 그냥 평양을 강 겨.
그래 인저 평양을 가서 동헌에 들어가서 자기 장인을 찾아 뵙구 절을 너부죽이 허니께, 아 그땐 인저 반갑게 너 왔느냐구 반갑게 혀. 절을 하구 떡 앉으니께니,
“너 오다 살해하구 왔구나.”
그거여 장인 말이. 응! 살해하구 왔다구 말여, 살해하구 왔다구 그려. 얘기를 하라는 겨. 그래 사실 얘길 했단 말여.
“일국 대장노릇이나 헐 줄 알었는디, 못 하것다. 대장노릇 헐 사내 자식이 시상(世上)에 나서 일처일첩 못할 게 뭐 있어. 그런 사람을 쥑여!” 그래,
“가거라 가.”
아! 그냥 대번 쫓아 보낸 그냥. 가라구, 이 사람두 또 훌륭하구 잘난 사람이니께 대장 재목이니께 또 아니꼬운 생각이 들어 가거던. 장인이 박대하니께. 그냥 와 버렸어. 그 뭐 밥 한 숟갈도 못 읃어 먹구 그냥 온 겨.
그냥 와서 그럭저럭 지내다가 임진란이 일어 았쟎어? 임진란이 나가 지구서는 참 대장으루 대장이 됭 겨. 대장이 돼 가지구 참! 일병을 대적하러 인저 용해 솔뫼기라는 데루 왔단 말여.
요기 문경 새재 고기를 와서 진을 딱 치구 있는디 일본놈이 보니께 지도를 펴 놓구 보구서는 거기를, 문경새재를 넘어 갈라믄은, 거기서 진만 쳤으믄 게서 패진을 하겄단 말여. 그러니께 이놈들이 안 넘어와. 안 넘어오구서는 그 너머서 그냥 묵척거리는 겨 메칠을. 그런디 한 적은 공중이서,
“신립아, 신립아.” 불르더니,
“여기서 진을 치구 있다가는 네 패진을 할테니께 탄금대로 가거라. 충주 탄금대로 가거라.”
사흘을 거듭 그라네.
아! 여기서 아마 산신이 도우는게 빈디, 탄금대로 가라나 보다. 탄금대로 진을 옮겼어. 탄금대 가서 진을 치구 있단 말여.
그러니께 메칠을 지내가두 거시카구 인저 선진(先陣)을, 인저 보내 보니께 아무 것두 읎거든. 그래 그냥 막 넘어 오드라는 겨. 그냥 막 그래서 이 충주루 이렇게 막 달라 들어서 이렇게 오는디, [청중 : 그게 그때 그 죽은 귀신이…] -응. 그게 지지배 귀신여. 그게 신립아 신립아 탄금대로 가라는 겨 그게- 그래 거기 가서 진을 치구 있으니께 거기를 가서 보니께니 여기는 강이지 저기는 산판이지 워디 갈 디가 읎어. 그래 교전이 됭 겨. 교전이 돼 가지구 막 그냥 거시기 하는디, 거기서 군사를 전부 전멸을 당했네 그려. 전멸을 하구 보니께 독불장군이 됐어.
아 그 탄금대라는 게 바위가 있거든. 그래 활을 쏘구 통 이렇게 하다가 서는 더워서 인저 땜(땀)이 흘루구 견딜 수가 읎으믄은 강물루 뚸 들어가서 인저 목욕을 하구 올라와서는 또 거시카구 하니 견딜 수가 있어?
그러먼서 인저 들구 싸우는 겨. 왜적하구 인저 서루 칼을 들구 싸우는데
“신립아. 신립아.”
이렇게 공중이서 부른데 고개를 이렇게 번쩍 드니께 모가지가 똑 떨어졌다는 겨. 신립이 모가지가….  
신립은 권율의 사위다. 둘의 사이가 좋아서 평양감사로 재직하고 있는 권율을 만나기 위해 신립이 길을 나선다. 도중에 여인 혼자 있는 집에서 하루 숙식을 하였는데, 큰일이 벌어지는 것을 도와준다. 여인은 신립과 함께 가기를 원하였으나, 신립이 거절하자 자살한다. 권율은 신립의 처신이 잘못됐음을 말한다. 여인의 좌절감과 미움이 자살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전쟁이 나고 신립의 부대가 진을 칠 때, 하늘에서 탄금대로 가라고 하여 그 뜻에 따랐으나 진퇴양난이다. 전쟁터에서 신립 부대가 진을 치려 하자, 원귀가 된 여인이 탄금대로 진을 치게 만든 후 신립이 전쟁에서 패하고 죽도록 유도한다. 그 원한대로 신립은 전쟁터에서 죽게 된다. 말미까지 여인의 분노는 해소되지 못한 채 비극적으로 엉키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계홍, {한국구비문학대계} 4-2, 충청남도 대덕군 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1, 133-138쪽. 
박계홍, {한국구비문학대계} 4-2, 충청남도 대덕군 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