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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녀의 원귀로 패전한 장병사(張兵使)

노(怒)
부정적 감성
구비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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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에 에 장병사(조선 선조때 전라병사 장지현)가 있습니다, 이 장병사. 여 여 추풍에 여서 가다가설랑은 거기 지금 잘 정각(亭閣)도 해놨습니다. 에- 사당을 해 놨습니다. 그 장병사가 젊어 소시쩍에 참 사양(사냥)을 좋아해요, 사양을. 그 사양을 좋아하는데 전통(箭筒)을 메구서 사철 돌아댕기다가 참 이래 보니께 얼마를 갔든가 갔드니만은 고만 이 산 넘어, 넘어가면 또 산이 있고 이렇게 자꾸 그 참 넘어갔단 말이여.
그 넘어가다 보니께 짐승이 하나 나타났는데, 이놈을 쏠라고 하니 아 당최 맞힐만하면 또 달아나고 달아나고 한단 말이여. 그놈을 따라 쫓아가다 가서는 얼마를 갔던가 그만 날이 저물었단 말이여, 그 놈을 따라가다가 가서는. 고놈 짐승만 가는 것만 저인 들여서 따라가다 가서 그만 날이 저물고, 그래서 아이 진퇴양란이란 말이여. 갈 데도 없고 뭐 어디 돌아올 수도 없고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단 말이여.
그래 그 이거 어디 잘 처소를 바위 틈에라도 어디 찡겨설랑은 은신을 해야 하는데, 아 소내기는 디리 오고 하는데 영 사람이 고만 죽을 지경이란 말이여, 거 바위 밑에서. 번갯불이 번-쩍 번-쩍하고 야단하는데, 그런 참 대인(大人)들도 참 이 하느님의 불빛이 번쩍번쩍하는 건 무섭단 말여. 그 바위 밑에서, 밤중에. 그런데 그- 건너를 보니께루 그 건너 산을 보니께루 불이 뺀-해요.
“아하 저게 인간이 사는 데로구나. 이 인간 사는 데를 거진 와가지고 내가 이거 헛고생을 하는구나.”
아, 그 아 비가 조끔 뜸하더마는 거기를 죽자사자고 따라갔어. 그 불 뷔는 데만 고걸 방향을 잡구서 자꾸 간단 말여. 아 가다 보니께 그 산 넘어를 떡- 그 저 조고만 산 넘어를 넘어가니께 고리객끼(고래등 같은 기와집) 그 즐비-, 골짝에 즐비해요, 고리객끼. 이 고리객끼라 하면 그 기와집 이름입니다. 옛날 고가(古家). 즐비하는데 들어가설랑은 거기를 떡 가니께루 그 안체에서라무니 대문이 중문, 이문(二門), 삼문(三門)꺼정 있단 말야. 그 대문을 두드려서 첫문을 들어가설랑은 주인을 찾아도 모두 텅 빈집이여. 그래 또 두째 문에 들어가 가지구 주인을 부르니께 아무 기척이 없어. 또 세째 문에 들어가서 고함을 지르니께루,
“사람 좀 구해달라.” 고 그러니께, 보니께루 아 처녀가 나오는데, 보니께루 머리가 독바디같은 머리를 궁뎅이 치렁치렁하는데, 참 뭐여 얼굴을 보니께루 달밤에 보니께루 얼굴이 도화색(桃花色)이 나고 그 참 환-한 그 참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선녀같단 말이여. 응. 이런 처자로서,
“이 깊은 저 산중에 뭘 바라고 여꺼정 오셨오? 하여간 들어오십시오.” 그러더니만은 그 옥수같은 팔을 둥둥 걷드니마는 그 쌀을 퍼다가설랑은 그 뒤에 우물을, 우물물에 가설랑은 쌀을 씻거서 씻겨서 밥을 지다가서는 주는데 상을 차려서 떡 주는데 시장한 판에 그 뭐 정신없이 먹었단 말이여. 먹고 나설랑은 보니께,
“헌데 미안하지만은 식사를 인저 다 잡숩구서 가시오. 여기서 주무실 데가 안되니께 가시오.” 그런단 말이여.
“아 여보시오. 내가 이렇게 밥도 잘 먹고 그 너른 집에 허청구석에 아무데라도 자도 괜찮소. 헌데 어찌 이 밤중에 가랍니까?”
“예. 여기 이 우리 집이 이게 전부 수십명의 종들도 두구 아주 이렇게 참 부자로 삽니다. 부자로 사는데 뭣이가 잡아가는지 하루 새에 하나씩 하나씩 이렇게 참 어디로 잡아가는지 잡아갑니다. 헌데 그 수십명 식구를 다 잡아가고 오늘 저녁에는 나 하나뿐인데, 응 그래, 나 땜에 그대꺼정 죽어. 그러니께 죽으니께루 그 손님께설랑은 가시는 게 좋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허허 여보시오. 사람이라는 것이 저 이런 급한 당장에 되설랑은 좀 뭐라도 보구설랑은 그걸 대항을 할만하면 대항을 해서라도 당신 구할 생각신 있지, 밥을 얻어먹고 이렇게 은인을 갚어, 은공을 하더래도 어디간단 말이오. 천만에 말씀이라 못간다.” 고.
“그러면 조금 인저 여 있으면 날 잡으러 옵니다.”
“뭐가 잡으러 오는가. 하여간 잡으러 오거들랑은 이 벽장에다 가서는 딱 올려 놓구설랑은 내가 당신 앉었는데 앉을께루 나를 잡아가지구 대신 잡아가라구 대신 나가겠다.”
고 말여. 게 딱 앉아있으니께루 전통대를 놓구서 거다 눈을 딱 부릅뜨고 설랑은 단좌하고서 앉었단 말이여. 아 밤중께 되더니 대문을 나가설랑 말짱 잠구고, 전에 나가설랑 먼저 그 처녀가 가서 딱딱 잠궜어요. 아 나중에 대문밖에서,
“문 열어라.” 그러더니만 아이 뭐시기가 그 자기 그 대청 그 마루 밑에서 팔대장신 같은게 나와설랑은,
“야 철쇠야.” 그러니께 대문에서,
“철쇠야, 문 열어라.” 그러니께루 아 그 마루 밑에서 이놈이, 팔대장신 같은 놈이 나가서 문을 딱딱 따준단 말야.
“오늘 저녁에는 마지막 잡아가니께 그 잡아내라.”
인제 그 군사들 보구 그러니께루, 아 호령이 추상같이,
“대관절 너는 대관절 뭣이 생겼걸래 사람을 잡아가냐, 잡아가냐? 너 뭣이냐? 대관절 네가, 응 귀신이냐 짐승이냐? 뭔 말을 해라.” 아, 이럭하니께 그 대장놈이 떡 보드니만,
“아이고 이 장군님이 어찌 이렇게 여 왕림하십니까?” 와서 절을 너붓이 하거든.
“음 그랴.”
“이 저는 다른게 아니라 이 집 모두 아까 그 문 열어주는 놈, 그놈은 이 집의 그 자물통이 썩어서 그 대청 밑에 버린 것이 그 몇 백년 묵어서 그 사(邪)가 돼서 그 철쇠입니다. 그 저 쇳대 그게 묻혔고, 우리는 저 광에 모든 금은보화를 놔뒀더니 그게 그만 이 공기를, 세상 바람을 안쐐서 그것이 사귀(邪鬼)가 되설랑 우리가 이렇게 돼서 이집 식구들 모두 잡아 갔습니다.”
“그럼 느 원이 뭐냐?”
“원이라는게 다른게 없습니다. 그걸 전부 열어가지구 이 공기를 쐐서 그저 이런 소리를 해서 ‘너희는 이 사귀니께루 잘 좋은 데루 가라.’고 이런 소리를 해주시오. 그걸 뚜껑을 열구서 그러면 다시는 뭐 이집에 뭐 아무탈이 없습니다. 그게 소원입니다.”
“오냐 가거라.”
그 다 인제 가니께루 다 보내구 나서 벽장문을 열어보니까 처녀는 고만 까물쳤단 말이여. 그래서 그 내다가서 백수탕을 끓여다가서는 물을 넣어설랑은 몸을 주므르고 해서 살아났단 말여. 살아나서 아 인저 그럭저럭하다 보니까 참 어언간에 인제 서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다 보니께 아 참 동이 터서 인제 날이 샛단 말이여. 날이 새가지구서,
“나는 가야겠다.” 고 말여. 응 가야겠다고 그러니께,
“나 여기 외로히 두고설랑은 가신단 말이 무슨 말씀이오? 여 나하고 고만 부부가 됩시다.”
그래 그걸 뿌리쳤단 말여, 그걸. 뿌리치고설랑은 또 나와가지구 그 여자가 그만 대문턱에 나가는데 그 전날망을 나가서, 전날망 올라가서 떨어져 죽었어요, 게 떨어져.
그래서 그게 사귀가 됐다구. 원혼이 돼서 그래 어디가 진을 치구 싸우면은 자꾸 실패를 당해요, 장병사라는 양반이. 응 그래 그 원혼이 돼서 그 ‘계집의 말썽은 뭐 오뉴월에 서리 친다.’고 그 말이 그 말이오.
그게 그런데 장병사 훌륭한 사람들도 그 여자를 거기서 자기 소첩이라도 삼았으면 앞으로 어떻게 될란지 몰랐지요. 그런 일이 있습니다. 
선조 때 전라병사 장지현에 관한 이야기다. 장지현이 하루는 사냥을 하러 산속에 들어가 길을 잃었다. 밤이 되자 불빛을 따라 한 기와집에 들어가니 처녀 혼자 있었다. 밥을 얻어먹고 처녀가 혼자인 이유를 듣고 도와주었다. 이후 처녀가 자신을 데려가 달란 청을 했으나, 거절하니 자결하였다. 처녀의 좌절감이 분개의 원인이 된 것이다. 이에 처녀의 혼이 원귀가 되어 장병사가 전투만 나가면 실패를 하도록 만들었다.  
김영진, {한국구비문학대계} 3-4, 충청북도 영동군 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4, 96-100쪽. 
김영진, {한국구비문학대계} 3-4, 충청북도 영동군 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