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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조상 박대한 불효자가 아버지를 못 만나다.

노(怒)
부정적 감성
구비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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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란 것이 벌소리가 아니어. 자식한테 늙어가지고, 처음 젊어서 낳아 가지고 금이야 옥이야 해 가지고 기가 막히게 기르고, 진자리는 부모가 눕고 모른(마른) 자리는 자식 눕히고 밤낮으로 잠못자게 키워가지고, 그 자식한테 압박 받는다는 것은 못견뎌. 울화가 훅 나가지고 걸음마만 할 정도면,
“어라 내가 너한테 이러고 있겠느냐?” 고 행방을 끊어버리고 나가는 일이 있다는 것이 거짓말이 아닌개비여.
이전 전라도 사람이 살림살이는 대단찮은디 마누라가 죽어번졌단 말이여, 아들 하나 낳아놓고.
그 아들을 고생시키고 살림살이를 뭣할까(잃을까) 싶어서 재취(再娶)를 못 했어. 얻들 아니하고서, 발대에 그것을 (어린 아들을 지게에 지고서) 짊어지고 다니고서 일을 해서, 이것을 장가를 들여 놓고서 보닝개로, 즈그 내우간(內外間)만 좋아라고 하제 애비를 애비로 안 봐.
한번은 뜻밖에 뭐, 물이 먹고 싶어서 정제(부엌)에 가보닝개 맛난내(맛있는 냄새)가 푹 나는디,
“야 이거, 반찬 사서 지져놨구나!” 하고, 오가리 솥단지를 열어보니개 해물(海物 바닷고기)을 사가지고 지져 놨는디,
“내일 아척(아침) 반찬은 괜찮을 거다.”
그런디 안 좋아(반찬이 나빠) 아척이. 낮에도 안 좋아. 울화증이 났거든. 나는 저를 생각해서, 젊은 청년으로 해가지고 아들 하나 낳아 가지고, 그것을 생각해 가지고, 어린 것 고생할까 싶어서 죽을 애를 쓰고서, 좌우간 살림살이를 하고서 여워(결혼시켜) 놓았더니, 저는 늙은 애비를 이리해 놓고 보니 울화증이 났어. 어디 나간 말도 안하고 나갔니란 말이여. 나가버렸어. 행방불명이여, 행방을 감추어 버렸어.
자식을 떡 낳서, 마누래를 얻었응개 자식을 낳지, 젊은 사람이.
아 그러는데 댓 살만 먹으면 아가(아이가) 죽어. 그래 또 하나 낳아가지고 댓살 먹으면 죽어. 그래 점(占)을 해봤네. 어째서 그런가 하고, 마누라쟁이가 점을 해본개,
“산 조상이 틀려서 그런다.” 고 그러거든.
“산 조상이 무엇이오?” 그러니, 그 옆에서 듣고 부인이 점한 것을 보고서,
“자네 시아버지가 집을 안 나가 버렸어? 아 그게 산조상이지. 사람이 나가버리지 않았어?”
그때야 이 생각이 났단 말이여. 그래서 그때 즈그 시아버지, 즈그 서방으로 봐서는 즈그 아버지를 찾을라고 한 것이지. 그래도 못 찾았지.
그전에는 삼씨를, 그전에는 질쌈(길쌈)을 위주로 해서 살았어, 농촌살림에. 삼씨를 어디서 가져오느냐하면 강원도에서 가져와.
강원도 영월장에를 떡 가닝개, 그 사람이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을 다 보았단 말이여. 행방을 감춘 그 사람이여.
“아 이 사람아. 본 지가 오래네.”
그런개로 10여년 전이제. 그러니개로 깜짝 반가워 하닝개, 친구가 거기를 가서 만난 거여.
“자네 아들도 편히 있느니!” 그랬단 말이여.
“내가 무슨 자식이 있간디? 내 아들이고 뭐고 있는가? 그러나저러나 자네가 여그를 왔응개, 우리집에 가서 하룻저녁 자고 가소.”
그래 데리고 간디, 거기 가서, 그래도 얻어먹고 생긴 여자라도 구해가지고 살림살이를 오두막이라도 하나 사서 구차하게 사는디, 자식도 하나 낳아가지고 산디, 그래 밥을 한 끼를 얻어 먹고서, 저녁에 자고서, 삼씨를 사고서 온디,
“자네 가나(갈지라도) 내집 자식보고 나를 봤다 소리를 하지 말소!” 부탁을 했단 말이여.
그러나 와서 말 안할 수가 없거든. [조사자 : 그럼요. 지금 찾고 있는데…] 그래서 내려와서,
“자네 어르신을 이러이러한 데 가서, 영월장에 가서 보고, 내가 하룻저녁 자고 왔네!”
하고 가르쳐 주었단 말이여. 아 그랬더니, 즈그 아들이, 그 아들 키울 욕심이랄지, 그때는 효심(孝心)이 나서 그랬는지, 즈그 아버지 찾을라고 옷을 한 벌 해가지고 가니깐 말이여. 가서 보니 없어!
이웃사람 보고,
“아, 여기를 사는 이가 어디를 갔소?” 하고 물으닝개,
“아 그 사람이 여기 죄진 일도 없도 또 빚도 없고 그런데, 집을 내던지고 어디 가버렸다.” 고 그래. 어디로 가버렸어. 그래서 영 못 찾았제.
그래 사람이 그렇게 독하게 마음이 들어가버리면 영이별(永離別)이 되는 거이라. 부자간에도. [조사자 : 그래 못 만나고 말았어요?] 그래 못 만나고 말았지.
그렁개 내 자식이고 남의 자식이고, 어떻든 소매동냥을 하드래도 부모 속 편하게 해드린 것이 소자[孝子]라.  
전라도에 아들을 홀로 키운 남자가 있었다. 아들이 장성하여 결혼하였는데, 내외가 아버지를 홀대하였다. 아버지가 느낀 모욕감이 노여움과 분노의 원인이 되었다. 속상한 아버지는 집을 나가 새살림을 차리고 장사를 하며 살았다.
아버지가 집을 나간 후 아들 내외는 자식을 낳지만 계속 죽었다. 점쟁이에게 물으니 산조상을 박대하였기 때문이란 말을 들었다. 이후 아버지를 찾으러 백방을 다녔으나 허사였다.
마을사람 중에서 강원도 영월에서 아버지를 만난 말을 듣고 찾았으나 아버지는 자식이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사라진 후였다. 
최래옥, {한국구비문학대계} 5-1, 전라북도 남원군 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110-113쪽. 
최래옥, {한국구비문학대계} 5-1, 전라북도 남원군 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