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골에 사는 김덕령이라고, 김덕령 장군이 말하자면 인자 장군이 되기 전에 남매가 있었어. 남매가 산디(사는데), 하루 아침에 말하자면, 도복이라고 하면 잘 모를텐디, 그전에 관가에서 입는 예복 있어, 예복. 그 예복을 지그 누님은 한 벌 짓기로 하고, 어려운 것이거든. 몇 달 지은 것인디, 하루 아침에 짓기로 하고, 김덕령이는 말을 타고 하루 아침에 무등산 한바퀴 돌아 오기로 했어.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했는디, 자기 누님은 도복 한 벌을 다 지었어. 지어 딱 놔두고 있는디, 이것이 영 성질이 말이여. 지면 서로 죽이기로 했거든, 서로 죽기로-. 이놈 성질이 틀림없이 지가(자기가) 지면 자살할 것 같거든. 그러지마는,
“나를 설마 죽일라디냐? 또 나는 죽어도 괜찮겠다.”
그런 마음으로 옷고름짝을 하나 딱 띠어놨어, 옷고름을. 그러고 딱 띠어놓고 있은께, 지그(자기) 동생이 말을 타고 탁 들어오거든. 그래,
“누님 어쨌는가?”
그렁께,
“다 지었는디 옷고름짝이 덜 되았다.”
그랑께,
“이런 년 그걸 못해야.”
하고 말이야 칼로 딱 때려버렸어. 칼로 탁 죽여버렸다니까, 지그 누님을. 응! 죽여버렸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