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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적인 가장자리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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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까지 노동계급의 여러 층들을 살펴보았지만 시선은 주로 조직된 노동자들에 집중되어 있었다. 다시 말해 노동계급의 중심집단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물론 정리해고는 이 중심집단의 해체와 불안정화를 지속적으로 생산한다. 최근의 조사에서는 중심집단의 일부였던 쌍용자동차나 한진중공업 해고자들의 상당수도 살아남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위치변화와 이행들을 고려하면서 이제 시선을 노동계급의 주변으로 돌려보자. 거기에는 이주노동자, 일용노동자, 실업자, 노숙자, 범죄자 등의 형상들이 있다. 그 극단적인 가장자리로 눈을 돌릴 때 우리 시선에 들어오는 것이 ‘싸이코패스’, ‘엽기살인마’ 등의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유영철이다. 사회에 그러한 이미지로 각인될 때까지 그의 삶이 어떠했을까? 1970년 4월 전라북도 고창군에서 막노동을 하던 부모 밑에서 막내로 태어난 유영철은 서울로 이주하여 마포구 공덕2동에서 성장한다. 14세 때에 아버지가 사고로 죽자 홀어머니 아래에서 형제들과 함께 중학교를 졸업했다. 자신의 장기인 그림실력을 살려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려 했지만 좌절되었다. 차선책으로 국제공고에 입학했지만 한 교사가 세 과목을 가르치는 식의 교육방식과 학교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퇴했다. 이후 사진기사 1년, 중장비기사 1년, 선원 2년, 음식점 종업원 1년 등의 직업을 전전한다. 한국에서 신자유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는 1991년 안마사를 직업으로 가진 한 여성과 결혼한다. 아들을 낳았지만 생활은 어려웠다.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1995년부터는 밤에 경찰관을 사칭하며 유흥주점이나 노점상을 상태로 갈취를 한다. 이후 14차례에 걸쳐 특수절도 및 성폭력 등으로 형사입건되며 대부분의 시간을 교도소에서 보낸다. 수감 중인 2002년, 결혼 11년만에 부인이 이혼소송을 제기한 이후 말을 하지 않고 대인기피현상을 보인다. 이듬해인 2003년 9월 11일 출소한 후 그의 행동은 공격적으로 된다. 출소 13일 만에 강남구 신사동에서 숙명여대 명예교수 이씨(72세)와 부인 이씨(67세)를 살해했고, 한 달 뒤인 10월 9일에는 종로구 구기동에서 강씨(82세)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했다. 같은 달 16일에는 강남구 삼성동에서 유씨(60세)를 살해했고, 다음 달인 2003년 11월 18일에는 종로구 혜화동에서 김씨(87세) 등 2명을 살해했다. 이때까지 그의 살인행위는 대체로 부유층 노인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곧 살해대상은 여성에게로 확대된다. 2004년 3월부터 그해 7월까지는 마포구 노고산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가난한 출장마사지사인 여성 11명을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했다.  
 
조정환, <분노의 정치경제학>, <<우리 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30-32쪽.  
최유준 외저, <<우리 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30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