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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은 끝나지 않고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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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보면 쌍용자동차 파업은 패배로, 한진중공업 파업은 승리로 끝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업은 끝났어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자본은 최루가스총이나 테이저건보다 더 살상력있는 무기로 노동자를 공격했다. 그것은 화폐라는 무기, 즉 손배소송이었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에 5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리고 5월에는 청구액을 158억원으로 올렸다. 이 손배 대공세는 결국 2012년 12월 21일 최강서 조직차장의 자살을 불러왔다. 한진중공업에서는 이미 2005년에 김주익 노조위원장이 15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철회를 요구하며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중 자살한 바 있다. 이 때 회사는 더 이상 노조활동을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않겠다고 노조에 약속한 바 있었다. 이 약속을 휴지조각으로 만들면서 다시 손해배상 청구를 노조탄압의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다. 이것이 노동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이 분노를 표현하고 노조를 일으킬 목적으로 최강서 조직차장은 죽음을 선택했다. 최강서 조직차장은 죽기 전인 12월 20일 오후 7시경 작성한 휴대폰메모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나는 회사를 증오한다. 자본 아니 가진자들의 횡포에 졌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심장이 터지는 것 같다. 내가 못가진 것이 한이 된다.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죽어라고 밀어내는 한진악질자본 박근혜가 대통령되고 5년을 또 … 못하겠다.” 자본과 자본가권력을 향한 분노와 고통을 호소한 후에 그는 “지회로 돌아오세요. 동지들 여지껏 어떻게 지켜낸 민주노조입니까? 꼭 돌아와서 승리해주십시오.”라며 동지를 부르고 승리를 염원한다. 그는 자살이라는 수단을 통해 사람들과, 그리고 동지들과 소통하고자 했다.  
 
조정환, <분노의 정치경제학>, <<우리 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29-30쪽.  
최유준 외저, <<우리 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29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