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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동원 진압작전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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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식당여성노동자들이 모두 정리해고된 1998년 이후 10년 사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리해고는 제도화되고 일상화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로 그친 것은 아니었다. 2001년 GM대우의 정리해고에서 이미 드러난 바 있지만, 2009년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 그리고 2010년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는 정규직 노동자들도 정리해고에서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2009년 4월 8일 쌍용자동차는 2,646명 노동자에 대한 감원안을 발표한 이후 희망퇴직, 정리해고 등의 형태로 이 안을 강제시행했다. 2010년 12월 15일 한진중공업도 경영악화를 이유로 400명의 노동자를 해고하겠다고 발표했고 희망퇴직신청서를 낸 228명을 뺀 나머지 172명에 대해 정리해고 조치를 취했다. 경영악화를 이유로 한 이 두 정리해고에 대한 반응과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 회사의 조치에 분노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즉각 정리해고 조치에 반대하면서 파업에 돌입했다. 2009년 5월 22일 전면총파업에 돌입한 이후 노동자들은 공장을 점거하고 파업파괴에 동원된 비해고 노동자들과 부품협력사 노동자들, 사측이 동원한 용역들, 그리고 무장경찰에 맞서 싸웠다. 회유, 협박, 매도, 비난과 같은 감정적 언어적 수단, 야구방망이, 새총과 같은 물리적 도구, 최루가스총, 테이저건, 헬리콥터와 같은 화학적 기계적 무기 등을 총동원한 언론, 국가, 자본의 전면적 진압작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가족, 민주노총, 시민들과 협력하여 77일에 걸친 장기파업투쟁을 전개했다. 8월 6일 노동자들은 무급휴직 48%, 정리해고 52%에 합의하고 파업을 풀었다. 더 큰 아픔은 파업을 푼 이후에 찾아왔다. 사측은 정리해고를 중단하기는커녕 오히려 파업참가자 64명이 구속되도록 만들었다. 희망퇴직 및 정리해고 후유증으로 인해 사망자가 속출했고 적지 않은 사람들은 우울증, 생활고 등으로 자살을 선택했다. 분노가 내면화되고 절망이 겹치면서 생명중단, 즉 자기에 대한 살해행위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파업 이후 쌍용자동차와 관련하여 지난 4년 사이에 모두 24명이 죽음을 맞이했고 그 중 13명이 자살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도 2010년 12월 20일 전면파업에 돌입했고, 2011년 1월 6일에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85크레인 농성에 돌입했다. 6월 11일에는 1천 여명의 시민들이 희망버스를 타고 한진중공업으로 집결하여 파업대오에 연대했다. 그것의 영향으로 6월 27일 노사합의가 이루어졌지만 그것은 170명의 해고자 중 76명이 희망퇴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소극적인 것이었다. 94명은 여전히 정리해고 상태로 남게 되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이것을 기만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크레인 고공농성투쟁을 계속했다. 이를 지지하기 위해 2차 희망버스에는 1만여명의 시민이 탑승했다. 지속되는 고공농성투쟁과 연이은 희망버스는 정리해고 문제를 우리 사회의 긴급 의제로 부각시켰다. 마침내 10월 9일 국회환경노동위원회의 권고안을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받아들이면서 11월 10일 정리해고자를 1년 이내에 재고용하는 데 합의하는 것으로 사태가 종료되었다. 고공농성 309일만이었다. 
 
조정환, <분노의 정치경제학>, <<우리 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27-29쪽.  
최유준 외저, <<우리 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27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