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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폐, 축소, 무마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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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련의 연쇄적 폭력을 겪은 지 수년이 지나고도 피해자 이씨는, “현실에 소리치지 못한 원한을 꿈속에서 되풀이한다. 그들을 향해 소리치며 욕 한 번 하지 못해 맺힌 응어리가 나의 숨통을 마구 조여 온다. 그들을 죽이고 싶은, 아니 죽이는 꿈이 나를 위로한다.”고 표현한다. 타자에 대한 이 극한의 분노는 “그냥 이대로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 싶었다. 어떤 고통도 느껴지지 않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곳으로 가기 위해 죽어야 한다면 죽고 싶었다.”는 자기살해의 충동으로 변형되기도 한다. 이러한 감정은 “이번 사건을 통해 민주노총 지도부가 최소한의 양식도 없고 민주노조운동을 진행할 도덕적 근거마저 완전히 상실해 버렸다”는 윤리정치적 단죄로 발전한다. 민주노총은 진보, 민주주의, 노동운동, 그리고 노동자들의 계급적 연대를 표방하고 또 자임하며 실천해온 조직이다. 이 때문에 민주노총 조합원에 의한 성폭력 사건과 그것에 대한 은폐, 축소, 무마의 실천은 민주노총에 의해 지금까지 표방되어온 이 모든 가치들의 진정한 정체가 무엇인지를 의심할 충분한 이유를 제공했다. 이 사건이 세간에 알려진 이후 폭주한 네티즌들의 항의 글과 항의 메일은 그 실망과 분노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 것이었는가를 가늠케 하는 것이다. 그것들은 이명박 정부에 의해 행사되는 국가폭력과 기업들에 의해 행사되는 자본폭력도 참을 수 없는 것이지만, 그들에 대항해야 하고 또 달라야할 노동조직들도 그것들을 닮아 또 하나의 조직폭력의 기관으로 되고 있다는 데에서 오는 실망과 분노의 집단적 표출이었다.  
 
조정환, <분노의 정치경제학>, <<우리 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24쪽.  
최유준 외저, <<우리 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24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