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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자유주의적 부채경영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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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뒤인 1992년에 그는, 자신의 신자유주의적 비전과 이 책의 독자층을 기반으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계획을 세웠지만 김영삼을 대선후보로 확정한 민자당의 세무조사 압력으로 출마의사를 꺽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세계화론과 세계경영론까지 꺽인 것은 아니었다. 그해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김영삼은 1994년 호주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후, 세계화를 통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시드니 구상을 발표했다. 그 구상은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를 정치적인 것으로 도색한 것으로서, ‘세계로 미래로 뛰자’는 구호로 집약되는 것이었다. 이로써 김우중의 ‘경영철학’은 김영삼에 의해 ‘정치철학’으로 확대되었다. 이 거대한 구호철학들의 요점이 무엇이었을까? 주목해야 할 것은 세계경영 철학의 핵심이 부채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자본금 500만원으로 창업한 대우실업이 초단기간에 거대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이 바로 부채였다. 김우중은 은행에서 대출한 돈으로 부실기업들을 인수한 후 부채원금 탕감, 이자감면, 조세감면, 손실보상대출 등의 특혜지원을 받았다. 나아가 회계장부를 조작하여 장부상의 건전기업으로 둔갑시킨 후 그것을 담보로 추가대출을 받아 또 다른 부실기업을 인수하는 문어발식 확장경영전략을 구사했다. 하지만 이 꿈같은 부채기반 확장경영이 도달한 곳은 세계제패가 아니라 파산이었다. 1998년 대우그룹이 워크아웃을 신청할 당시 대우그룹의 총부채는 500억 달러로 자산대비 부채비율이 600%를 넘어섰다. 이런 식의 신자유주의적 부채경영은 김영삼 정부의 국가경영에서도 고스란히 재연되었다. 김영삼 정권이 출범하기 직전인 1992년 말 외채규모는 428억 달러였는데 1997년 9월에는 1706억 달러로 5년만에 네 배 가까이 늘었다. 이것이 결국, 국가의 경제주권을 국제금융자본가들의 수중으로 넘겨주는 댓가를 치러야 했던, IMF구제금융의 조건이 되었다. 이로써 부채를 수단으로 전문경영인들의 공산주의를 구축하려한 김우중-김영삼식 세계화 실험은 1차 파산을 겪었다. 
 
조정환, <분노의 정치경제학>, <<우리 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15-16쪽. 
최유준 외저, <<우리 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15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