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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한 기업가들의 공산주의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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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그룹 김우중 전 회장의 자서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출판된 것은 1989년 8월이었다. 당시는 1987년의 시민항쟁과 노동자투쟁의 여파로 한국사회에 급격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던 때다. 발행된 지 3개월만에 76쇄를 인쇄했고 지금까지 150쇄가 넘게 인쇄된 이 책은 이제 경제경영서의 ‘고전’ 중의 하나로 간주되기도 한다. 이 책은 ‘내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청년세대를 의식적인 독자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한 성공한 기업가가 자신의 체험담을 들려주는 강의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그 발화의 내용이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그 사회적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성장하는 청년세대들을 한국 자본주의의 신자유주의적 전환을 위한 노동의 주체이자 혁신의 동력으로 끌어들이려는 분명한 목적과 의지, 그리고 비전이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말한다. ‘역사는 꿈꾸는 자의 것이다, 꿈을 가져라, 꿈이 없는 젊음은 젊음이 아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시간이다, 시간을 아껴라, 젊은 시절에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가 그 사람의 나머지 삶의 질과 수준을 결정한다.’ ‘젊은이의 목표는 언제나 1등이어야 한다, 한 반의 친구들과 경쟁하는 것을 넘어 바다 건너 일본이나 미국에서 밤을 새며 공부하고 있는 젊은이들과 경쟁하라.’ ‘자기성장과 자기계발을 위해서 항상 깨어 끊임없이 노력하라.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아무도 해 내지 못한 일을 추구하는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개척자가 되라.’ ‘비록 소수라도 창조적인 사람들이 역사와 사회의 수레바퀴를 굴린다, 창조적 일꾼이 되라.’ 또, ‘이러한 젊은 세대들은 우리라는 공동체의식을 가져야 한다.’ 시간을 아끼며 부단히 자기계발을 함으로써 전 지구적 경쟁에서 승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를 경영할 창조적 소수들의 공동체를 구축하라는 것. 요컨대 ‘성공한 기업가들의 공산주의’를 건설할 꿈을 꾸고 실천하라는 것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에서 김우중이 전하는 메시지다. 그가 말하는 꿈이 오늘날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지금은 청년세대를 짓누르는 악몽으로 현실화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알아 차릴 수 있을 것이다. 
 
조정환, <분노의 정치경제학>, <<우리 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13-15쪽. 
최유준 외저, <<우리 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13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