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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경험한 대통령 직선제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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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항쟁은 6월 10일부터 6‧29선언이 나오기 까지 약 20일 간의 역동적인 사회적 분노의 분출과정이었다. 시위만을 놓고 보면 6월 26일까지 17일 간 전국에서 모두 2천 1백 45회의 시위가 열렸다. 한국전쟁 이후 최대 규모로 전 국민이 참가한 민주화 투쟁이었다. 5공 권력이 최대한의 공권력을 동원해서 막아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고, 이러한 억압과 두려움을 뚫고 시민들이 이루고자 했던 희망과 꿈은 무엇이었을까? 6월 항쟁을 통해 시민들이 그토록 원했던 대통령 직선제가 이루어졌다. 그렇지만 그해 말 국민 대다수가 원했던 사람이 대통령에 선출되지 못했다. 그렇다면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많은 희생과 노력을 통해 얻은 투표용지는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그리고 국민 대다수의 의사와 상관없는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비록 정치권력의 교체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6월 항쟁 이후 사회 각 분야에서 민주주의가 진전되기 시작했다. 공연 금지 가요 186곡과 방송 금지 곡 500곡이, 판금도서 65종 중 431종이 해금되었다. 정치적 풍자를 담고 있는 마당극과 풍물놀이가 대학은 물론 거리와 공장, 농촌에서 활발히 펼쳐졌다. 영국의 지배에 저항한 장면이 우리의 상황에 대비될 수 있다고 금지된 영화 <간디>가 상영되었다. 아울러 영화 시나리오의 검열 폐지는 사회적 이슈가 된 영화 제작의 밑거름이 되었다. 역사는 동일하게 반복되지 않는다. ‘자유와 민주’라는 정당성을 토대로 한 6월 항쟁이 우리 사회에서 다시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회적 분노를 일으킬만한 부당함이 사회 곳곳에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분노의 결집은 공동체의 진정한 이상의 실현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6월 항쟁이란 역사적 경험 속에서 우리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요구되는 사회적 분노의 ‘징후’ 혹은 ‘예감’을 확인하고자 한다. 나아가 6월 항쟁에서 보여준 분노의 집중과 선택 과정은, 사회적 분노가 한 사람의 열 걸음이 아니라 열 사람이 함께 딛는 한 걸음임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류시현, <87년, 뜨거운 여름>, <<우리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236-238쪽.  
최유준 외저, <<우리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236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