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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위의 절정과 무릎 꿇은 5공 권력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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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는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국본은 6월 18일 ‘최루탄 추방의 날’을 선포했고, 전국 곳곳에서 이한열을 살려내라는 외침이 메아리쳤다. 민가협 어머니들은 카네이션을 이 땅의 또 다른 아들인 젊은 전경들의 가슴에 평화의 메시지로 달아주었다. 이날 전국에서 약 150여만 명이 시위에 참여했고, 모두 1천 4백 87명이 연행되었다. 학생들은 “군부독재 타도하고 2학기엔 공부하자”, “군부독재 타도하고 부모님께 효도하자” 등을, 전경들을 향해서는 “민주전경 합세하여 군부독재 타도하자”, “전투경찰 혹사하는 군부독재 타도하자” 등을, 종교계에서는 “부처님도 열 받았다. 군부독재 타도하자”, “군부독재 타도하고 민주사회 목사되자” 등의 구호가 등장했다. 한편 학생과 시민들은 파출소나 민정당 당사를 부수는 데 조금도 잘못했다는 생각을 갖지 않았다. 말 그대로 자신들은 전두환 정권의 독재와 탄압에 항쟁으로 맞선 것이고, 그래서 여당과 어용언론기관을 부수는 것을 독재를 타도하고 민주화를 성취하는 데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전두환의 측근도 “지금 한국 사회에는 민주주의가 열병처럼 번지고 있다. 우리는 이 대세를 돌이킬 수 있는 능력이 없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권력은 더 이상 마땅한 대응책이 없었다. 6월 26일 민주헌법쟁취 국민평화대행진이 개최되고, 전국적으로 180만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노동자와 농민이 시위에 참가했다. 해외 동포들도 동참했다. 6‧10대회가 22개 도시에서 일어났다면 이날 대행진은 전국 37개 도시와 군 지역으로 확대되었다. 국본은 “위대한 민주 승리의 날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고 밝히고, “현 정부는 이제 국민의 뜻에 승복, 국민이 원하는 바대로 새 헌법에 의한 정부이양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촉구했다. 범국민적 항쟁의 결과, 5공 권력은 대통령 직선제를 수용하는 이른바 ‘6‧29선언’을 발표했다. 6월 29일 오전 9시 노태우 민정당 대표위원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기자회견을 했다. 이외에 김대중의 사면‧복권, 시국관련 사범의 석방, 국민기본권 신장, 언론자유, 지방자치제의 실시 등의 8개항을 담았다. 권력이 항복한 것이다. 시민들은 신문사에 믿어도 되냐는 문의 전화를 했고, 서울의 한 다방은 “오늘 기쁜 날 찻값은 무료”를 알리는 문구를 써 붙이기도 했다.  
 
류시현, <87년, 뜨거운 여름>, <<우리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233-235쪽.  
최유준 외저, <<우리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233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