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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의 전조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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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광주 5‧18 민주화 운동과 이후 일어난 민중의 생존권 투쟁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던 전두환의 5공화국은 “86 아시안 게임과 88 올림픽”을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삼았다. 국민들의 정치적‧사회적 요구는 모두 이를 치른 다음으로 미루어졌다. 전두환은 1986년 1월 국정 연설에서 “대통령 선거 방법의 변경에 관한 문제는 평화적 정권 교체의 선례와 서울 올림픽 개최라는 긴급한 국가적 과제가 성취되고 난 89년에 가서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평화적 정권 교체’는 지난 7년의 군사정권을 앞으로 7년 동안 더 연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으면 되겠지, 시간이 지나가면 나아질 거야”라는 작은 희망조차 꿈꿀 수 없는 세상이었다. 하지만 누적된 피로와 불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체념해 왔던 국민의 손으로 대통령을 뽑자는 움직임이 정치권에서 우선 일어났다. 야당인 신민당은 1986년 2월부터 대통령 직선제 개헌 1천만 명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5공 정부는 권력을 유지해 왔던 익숙한 방식인 탄압으로 대응했다. 그들은 개헌 서명을 위한 옥내집회에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적용했고, 가두서명을 받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아울러 신민당 당사 출입을 막아 개헌 서명운동을 방해했다. 그들은 최소한의 염치조차 없었다. 7년 동안의 군사정권을 앞으로 더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이 민심이었다. 3월 추기경 김수환은 ‘정의와 평화를 갈구하는 9일 기도’에서 직선제 개헌을 촉구했고, 같은 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도 개헌 서명 운동에 적극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어 29개 대학 785명의 교수들이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가장 먼저 이루어진 고려대 교수의 <현 시국에 대한 우리의 견해>는 “오늘의 근본 문제는 민주화에 있고 민주화의 핵심이 개헌에 걸려 있다는 것은 정당한 견해이다. 개헌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당함의 추구는 탄압에 저항할 수 있는 용기를 낳았다.  
 
류시현, <87년, 뜨거운 여름>, <<우리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215-217쪽.  
최유준 외저, <<우리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215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