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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의 예언자적 성격

노(怒)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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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정치경제학’이라는 부제가 딸린 <<소음>>이라는 제목의 책에서 자크 아탈리는 음악이 ‘예언자’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음악의 양식과 경제적 조직화 경향은 여타의 사회를 앞질러가기 마련인데, 음악은 물질적 현실보다 훨씬 더 빠르게 주어진 코드code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의 전체 영역을 탐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탈리의 이러한 지적은 언뜻 상식에 반하는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음악 테크놀로지와 음악 산업의 숨 가쁜 행보를 조금만 유심히 관찰해 봐도 쉽게 수긍하게 된다. 가령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체할 수 있을까?’ 하는 출판의 ‘미래’에 대한 물음은 음악의 ‘현재’를 통해 답을 찾을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일찍이 2004년을 기점으로 디지털 음원 판매 수익이 음반 판매 수익을 앞질렀으며, 10년이 지난 지금은 완전한 ‘포스트 음반 시대’로 돌입했기 때문이다. 음악의 예언자적 성격은 테크놀로지와 관련된 물질적 측면에서만 관철되는 것이 아니다. 음악의 물성(物性)은 감성(感性)과 분리될 수 없다. 음악의 물질적 구조가 현사회의 정치경제적 상황을 꼼꼼히 반영하거나 선취한다면, 이러한 상황이 만들어내는 감성의 구조 역시 음악은 그 어떤 문화적 양식보다 정직하게 드러낸다. 음악은 일찌감치(그 기원은 일제 시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화’의 이데올로기에 부합하는 초국가적 감수성을 길러왔고, 대중문화가 부추기거나 허용하는 센티멘털리즘과 섹슈얼리티를 그 극한에서 실험하고 탐구해 왔다. 노래 제목이나 가사 혹은 시각화된 몸짓 등이 환기하는, 그래서 종종 검열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음악의 재현적 내용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사운드로서의 음악 그 자체가 섹슈얼리티의 핵심을 건드리는데, 음악학자 수잔 쿠직이 말했듯이 음악과 섹스는 ‘물리적으로 이웃사촌’인 것이다. 
 
최유준, <친밀함의 스펙터클을 넘어>, <<우리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191-193쪽. 
최유준 외저, <<우리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191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