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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당합탕>, 공감과 분출의 마당

노(怒)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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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민중들이 가졌던 분노와 절망은 분출의 통로를 찾지 못할 정도로 깊었다. 3당합당이 가져다 준 사회‧정치적 맥락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던 민중들이었다. 그것은 대학생들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 ‘방학’이라는 시‧공간적 제약은 오히려 상황에 대한 차분한 대처를 가져오게 하였고, 개학 이후 4‧19 혁명 기념식을 계기로 본격적인 발분의 지점을 찾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공연된 <삼당합탕>은 그래서 대사가 필요하지 않았다. 일종의 ‘공감’이었다. 그들은 분노의 눈으로 <삼당합탕>을 함께 공연했으며, 그 안에서 절망의 분출구를 찾고자 하였다. <삼당합탕>의 등장인물들은 한 마디 대사 없이도 그들의 분노를 대변했다. 누군가에는 야유가 또 다른 누군가에는 격려가 쏟아졌지만, 그것들 모두가 분노의 표현임은 부인할 수 없었다. 이 마당극에 대해 한편으로는 시대적 상황을 노골적으로 표출한 하나의 시대극 혹은 촌극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시대적 이슈에 대한 너무나도 즉각적인 반응을 담고 있었기에 그런 평가가 따를 수도 있다고 보인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그것을 마당극이 나아가야 할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해주는 하나의 출발점이었다고 평가할 것이다. 좀더 적극적으로 보자면 이제 <삼당합탕>이라는 작품이 어떤 극의 형식을 갖추었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어떤 방식으로 혹은 어떤 이유로 ‘공감’과 ‘분출’을 이끌어내려 했느냐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적어도 <삼당합탕>은 공감을 강요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아니 이미 공감이 이루어져 있는 상황에서 단지 그것을 주고받을 수 있는 효과적인 공간을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도래할 새로운 시대의 마당극이 가져야 할 하나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을 역설해야 한다. 
 
조태성, <마당정신의 시학>, <<우리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165-166쪽.  
최유준 외저, <<우리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165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