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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당극의 시대성

노(怒)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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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초창기 마당극 작품 중에 대표적인 것으로는 <나락놀이>가 있다. 이 작품은 1981년 극회 ‘민예’의 창단 작품이며, 전라도 마당극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당시 회원들이 암태도에서 한 달 간 직접 생활하며 굿과 소리, 뱃노래와 노동요 등을 전수받고 이를 작품에 융합시켰다고 전해진다. 현재에도 ‘민예’의 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목포 지역의 극회 ‘갯돌’에 의해 다시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마당극 <나락놀이>는 대학 내에서는 최초로 1984년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전통극문화연구회 ‘삶과 마당’이라는 단체가 창단 공연 작품으로 재현하기도 하였다. 당시 <암태도>라는 작품명으로 재현된 이 작품은 제목에서 보이는 것처럼 일제 치하 암태도 소작쟁의를 다루고 있다. 작품의 구성이나 대본의 완결성 여부를 떠나 이 작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민중적 전형성’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전라도 마당극의 전형이라는 평가처럼 이 작품은 지역에서 벌어진 사건을 중심으로 그것에 대한 지역민들의 집단 정서를 체험하게 한다. 그리고 그것은 ‘대사’보다는 ‘행위’에 대한 몰입에 의해 가능한 것이었다. 게다가 지역에서 유전되던 노래와 소리, 놀이 등을 직접 투영함으로써 집단 구성원들의 일체성을 확보하는 일에도 소홀하지 않는다. 적어도 이 마당극을 통한 집단 정서의 체험은 분노의 표출과도 다름 아니다. 일제에 대한 분노를 가감 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하면서 그것이 가져다 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체험하는 것은 이제 지역민들의 집단 정서를 체험하는 정도를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체험하게 한다. 그것을 가리켜 ‘집단적 신명’을 확보했다고 말한다. 이른바 전통이라고 말해지는, ‘낯선 것’이 아닌 ‘낯익은 것’들의 극적 형상화에 성공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마당극의 파급력은 적어도 대학 내에서는 충분히 긍정적이었다. 이제 마당극은 정기적인 형태의 공연물로서의 성격 또한 갖추어가기 시작한다. 어쩌면 그것은 마당극이 가져야 할 연행의 당위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당극의 시대성의 반영을 말함이다. 1990년대 마당극이 점차 그 미학적 가치를 확보하게 되면서 새로운 문화운동 양식으로서의 의의를 확보해가는 일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시기에 들어서면서 마당극은 당대의 사회‧정치적 이슈를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재해석하여 다시 세상에 드러내놓는 우리 고유의 문화매개체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리고 그 연행의 무대 역시 대학을 벗어나 점차 사회 곳곳으로 확대해나가기 시작한다. 
 
조태성, <마당정신의 시학>, <<우리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157-159쪽. 
최유준 외저, <<우리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157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