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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명의 정치‧사회적 외침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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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극이란 1960년대 그 싹을 보인 것으로 시작하여, 1970년대 후반 이후 전통적인 민속 연희들을 창조적으로 계승‧변형한 일종의 연행물을 말한다. 주로 탈춤이나 풍물 공연, 판소리 등을 계승하는 경우가 많다. 당대의 사회 현실을 비판하고 고발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전통적인 것들을 계승한 만큼 그 표현 방식 또한 주로 풍자와 해학이 주를 이룬다. 마당극의 유행은 1970~80년대 대한민국의 정치‧사회적 상황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당시에 대학가를 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전통문화에 대한 의도적인 부흥정책이 맞닿은 지점에서 마당극이 탄생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탄생은 좀 더 복잡한 정치‧문화적 함수관계를 내포하고 있다. 먼저 전통문화에 대한 의도적인 부흥정책은, 적어도 마당극에 한해서라면, 기성 연극계의 반발을 불러오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 반발이 어떤 사건을 불러왔던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김방옥의 지적대로 ‘문학적 연극의 위기’를 운운하면서 새로운 형태로 거듭 나는 전통극에 대한 거부로까지 나아가게 된 것이다. 전혀 ‘연극’같지 않은 형태의 연행극이 전통극의 예술성으로까지 포장되는 것에 대한 일종의 심리적 거부였던 것이다. 그러나 마당극은 애초부터 전통극의 계승이라든지 그에 대한 부흥 정책과는 거리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단지 그 시작에서 전통극의 일종인 탈춤의 구조와 원리를 원용했을 뿐 그것을 연행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통극의 그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즉, 단순한 전통의 계승보다는 주어진 현실에 대한 정치‧사회적 외침과 반향에 더 큰 관심이 있었다고 보인다. 이 점은 굳이 풍자나 해학이라는 미학 용어를 차용하지 않더라도 분명해 보인다. 마당극이 전통극인 탈춤 구현의 핵심 장치라고 할 수 있는 풍자나 해학을 차용했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구현하려는 목적 의식이 다소 추상적이었던 탈춤과 달리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었기 때문이다. 마당극의 탄생과 그 의의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찾아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마당극의 탄생지는 대학이었다. 그것도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는 전문가들이 아닌 ‘운동’에 관심을 두었던 예술인들(물론 당시에 이 둘을 구분하는 일이 어리석기는 하지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관심은 일차적으로 문화운동에 있었다. 구체적인 어떤 ‘문화 활동’을 통해 대중들의 정치‧사회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사실이 그렇다보니 당대의 마당극은 일견 ‘엉성함’ 그 자체였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진행되어야 할 각본조차 갖추지 못하고, 마디와 마디 사이의 연결 과정도 분명하지 못한, 그러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기에만 급급했기에 전통극으로서도 서구적 개념에서의 연극으로서도 모두 실패한 장르로 평가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점은 그렇게나마 시도되었던 마당극 공연들이 모두 일정한 가치를 일관되게 고수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후술하겠지만 ‘마당정신’이 바로 그것이다. 애초부터 그러한 시도들은 예술성이나 문학성의 담보와는 거리가 있었으며, 오직 이러한 마당정신을 기반으로 우리 사회를 ‘다시보기’하려는 데에 역점을 두었던 것이다. 
 
조태성, <마당정신의 시학>, <<우리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155-157쪽. 
최유준 외저, <<우리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155페이지    E-BOOK 바로가기